내년 하반기 지방선거 국면…골든타임 8개월 남아
내년 상반기 개혁 못하면 국민연금 적자 90조 늘어
복지부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개혁 이뤄져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22대 국회가 국민연금 개혁방안을 논의할 시간이 사실상 8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22대 국회가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연금개혁특별위원회(특위)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난 5월 이후 특위는 5개월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연금개혁 논의 8개월 남아…국회, 내년 하반기 지방선거 준비 돌입
국회와 복지부에 따르면 특위 구성에 대한 논의는 현재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위를 구성하자는 국민의힘과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월까지 연금개혁안 논의체를 두고 이견을 빚었다. 그러나 국정감사 이후 국민연금개혁 논의체에 대한 논의는 끝내 사라졌다.
문제는 22대 국회가 연금개혁을 두고 논의할 수 있는 기간이 사실상 8개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2대 국회는 지난 5월 30일 개국해 2028년 5월 29일까지 운영된다. 국회의원 임기는 4년이지만 국회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국회가 내년 하반기부터 선거 대응에 돌입하면 국민연금개혁에 대한 논의는 쉽지 않다.
재보궐선거가 끝나면 전국지방동시선거와 재보궐선거가 2026년 동시에 이어진다. 특히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평가전으로 국회에서 더 힘을 실을 전망이다. 2026년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21대 대통령 선거가 2027년 3월에 예정돼 있다.
선거가 연이어 이어지는 만큼 22대 국회는 내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내내 선거 대응에 몰입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반기 국회가 시작되면서 상임위원회 배치가 변경될 경우 연금개혁 논의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 상반기 연금개혁 못하면 90조 적자 쌓여…연금특위 구성 시급
전문가들은 연금개혁 논의의 첫발인 특위 구성조차 하지 않는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개혁 논의를 시작할 경우 연금 기금 소진 시점은 현재 2056년보다 더 빨라져 미래 세대 부담이 는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지난 7월 연금개혁이 미뤄질수록 하루에 856억원, 연간 30조원이 미래 세대에게 전가된다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 직후 연금개혁을 논의할 경우 현행 대비 약 90조원에 이르는 기금 적자가 쌓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간한 '한국의 모수적 연금 개혁 옵션(Parametric Pension Reform Options in Korea)'에 따르면 국민연금 개혁 없이 현 체제가 50년 간 이어질 경우 향후 발생하는 연금 부채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순부채(중앙정부 부채-국민연금 적립금) 비율은 2070년 180%까지 치솟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4.10.21 leehs@newspim.com |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외국은 한국이 손쓰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하는데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며 "특위 구성을 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명예연구위원은 "정부가 제안한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차등제와 자동조정장치에 대해 논란이 있더라도 특위 내에서 논의하면 된다"며 "야당이 더 나은 안이 있으면 내놓고 검증받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금개혁 논의는) 선거가 있어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밖에 안 된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자료가 있는 만큼 빠르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는 자동조정장치 등을 제시한 것뿐"이라며 "결국 개혁은 법률 개정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에 복지부는 국회 과정에서 합의가 있으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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