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대통령이라는 존재가 국민이 맡긴 그 위대한 통치 권한을 근본도 알 수 없는 무당의 가족에게. 그 이상한 사람들에게 통째로 던져 버린 걸 우리는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탄핵이 아니라 지금 당장 대한민국의 권한을, 국가를 내려놓고 즉시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홍석희 정치부 기자 |
2016년 10월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가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촛불집회'에서 한 발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론에 불을 지핀 JTBC '태블릿 PC 보도'가 있은 지 5일 뒤였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불참한 촛불집회에 故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오르며 범진보 진영에 본인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2024년 11월 이 대표는 침묵하고 있다. 정확히는 탄핵을 함구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이 대표를 향해 "2016년 선명한 탄핵 투쟁으로 국민의 주목을 받았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모습을 기억한다"(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며 탄핵 전선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도 13일 출범하는 '윤석열 탄핵 의원연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의 탄핵 추진 움직임에도 이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모두발언에서 "2016년엔 성남시장, 변방의 장수여서 자유롭게 드리고 싶은 모든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은 제1야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도 탄핵을 입에 올리지 않지만 그 속내는 달라 보인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탄핵을 언급하진 않지만 비공개 자리에선 탄핵 이야기가 나와도 누가 제지하진 않는 분위기"라며 탄핵 구호를 외치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했다.
7일 대통령 대국민담화에도 민주당은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한 담화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은 언제 침묵을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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