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현직 검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검찰이 대통령을 포함해 위헌‧위법한 계엄과 관련된 자들을 끝까지 수사해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인천지검 소속 민경찬(변호사시험 8회) 검사는 6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총장님을 비롯한 선배님들에게 간청한다"며 글을 올렸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핌 DB] |
그는 "윤 대통령은 비상식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헌법을 공부한 법률가라면 대한민국 사법체계에서 계엄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역사적‧법률적 무게감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공포스러운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목적을 이해할 수 없고 수단이 적법하거나 적절하지도 않았다. 사건 이후 책임지려는 모습도 없다"며 "국가 원수로서의 자질과 품격을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상황 인식, 판단 능력은 과거에 검사로 근무했던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사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른 어떤 수사기관보다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검사의 검에는 여야를 구분하는 눈이 없으며 최고 권력자 앞에서도 절대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 검사는 "검사들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앞에 침묵했다는 치욕의 역사가 기록되는 것을 견딜 수 없다"며 "후배 검사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수사할 수 있는 검찰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해당 글에는 공감한다는 취지의 댓글 수십개가 달렸다.
박영진 전주지검장(사법연수원 31기)은 댓글을 통해 "공직자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민주주의·법치주의와 같은 헌법 질서와 가치는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이를 수호하는 것은 검사로서 당연한 소명"이라고 적었다.
김보성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검사(연수원 35기)는 "의견에 깊이 공감하고 용기 있는 행동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법과 원칙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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