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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미술계 결산]미술시장 침체에도 서울 '아시아 아트허브'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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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현대미술 세계로 뻗어가,유망작가에 러브콜
3회차 '프리즈'에 광주·부산비엔날레 겹쳐 활기
세계 미술전문가 집결,반면에 경매시장은 싸늘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2024년 우리 미술계는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프리즈서울'(9월4~7일) 여파로 여름부터 가을까지 온나라가 미술로 들썩였다. 특히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가 금년들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프리즈와 같은 시기에 개막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또 부산비엔날레도 엇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렸고, 전국의 주요 미술관들도 야심찬 기획전을 선보여 미술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서울=뉴스핌] 2024년 9월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서울 2024'에 참가한 영국 화이트큐브의 부스. 올해 프리즈서울은 작년 보다 참가화랑이 10개가 줄어 전세계에서 110개 화랑이 부스를 차렸다. 출품작은 수십억 원대 고가 블루칩 보다는, 판매가능한 작품들이 주를 이뤄 1,2회에 비해 다소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유망 작가, 세계무대 진출 가속화

이처럼 매머드한 미술이벤트가 한꺼번에 막을 올리고, K아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며 글로벌 주요 미술관의 관장과 큐레이터, 아트컬렉터, 프레스 등 미술관계자들이 대거 내한했다. 이에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집중된 한 해였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을 찾은 미술전문가들이 한국 미술가들의 작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그 결과 독창성을 갖춘 유망한 한국 미술가들의 세계 진출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가을 이미래와 양혜규는 영국 굴지의 미술관인 테이트모던과 헤이워드갤러리에서 각각 개인전을 가졌고, 이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MET) 파사드에 4점의 대형 작품을 설치하며 미국 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내년에는 서도호 작가가 테이트모던에서 솔로쇼를 여는 등 더 많은 한국 미술가가 국제 무대에 진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올해로 30주년을 맞아 9월 개막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유럽의 스타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가 예술감독을 맡아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라는 타이틀로 12월1일까지 열렸다. 2024년에는 부산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 제주비엔날레(~2025년 2월16일)도 개최됐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또한 2024년 한국 현대미술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전, 공식병행전 등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개최한 해였다. 국내 톱 갤러리들의 주도로 유영국(PKM갤러리), 이배(조현화랑), 이성자·신성희·이승택(이상 갤러리현대) 등의 작품전이 특별전 형식으로 열리는 등 베니스에서 한국현대미술 전시가 총 10건에 이를 정도로 러시를 이뤘다.

이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현대미술제인 베니스에서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하지만 일부 부실한 프로젝트도 포함돼 보다 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뉴스핌]미국을 대표하는 톱 갤러리인 페이스갤러리의 마크 글림처 회장. 마크 글림처는 부친인 아니 글림처(1960년 뉴욕서 페이스갤러리 창업)와 함께 올가을 한국을 찾아, 3년째 참가 중인 프리즈서울을 둘러보고, 서울점에서의 특별한 전시를 진두지휘했다. 페이스갤러리는 이태원의 서울점에서 마크 로스코x이우환 2인전과 왕광러 개인전을 장외전시로 선보이며 많은 미술애호가를 끌어들였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미술을 경험하고 즐기는 '아트슈머' 등장    

한편 프리즈서울과 키아프서울은 미술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앞당기기도 했다. 미술품 수집가를 뜻하는 아트컬렉터와는 다른 '아트슈머'(예술소비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미술을 일상에서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는 한 해였다. 즉 아트컬렉터들이 예술품을 투자와 감상의 맥락에서 접근하는 것과는 달리, 아트슈머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대상으로 미술을 바라보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MZ세대를 비롯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술애호가들이 부쩍 증가한 2024년이었다.

[서울=뉴스핌] 프리즈서울, 키아프서울과 발맞춰 같은 기간에 서울 청담동의 송은이 막을 올린 '피노 컬렉션' 전시 전경. '컬렉션 초상화:피노 컬렉션에서 엄선된 작품들'이란 타이틀로 세계적인 아트컬렉터이자 크리스티 경매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케링그룹 명예회장)의 컬렉션 1만여점 중 60점을 선보인 이 기획전은 2024프리즈서울의 장외전시 중 가장 돋보이는 전시 중 하나였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올해는 정부까지 나서서 세계적인 미술장터인 프리즈서울 기간을 '대한민국 미술축제'로 선포하며 미술 열기 확산에 팔을 걷어부쳤다. '상업적 이익 추구'가 최대 목표인 노련한 서구 아트페어 기업에 우리 정부가 공적 기금까지 쏟아부으며 측면 지원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키아프리즈'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고,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면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힘을 집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한해였다.

미술애호가와 아트슈머들을 올들어 더욱 들뜨게 한 것은 프리즈서울 기간 중 '장외 전시'와 색다른 아트파티 등이 어느 해보다 화려하고 풍성했다는 점이다. 2024년 '키아프리즈' 기간에 세계 정상의 아티스트인 니콜라스 파티(호암미술관)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아니카 이(리움미술관)를 필두로 △엘름그린&드라그셋(아모레퍼시픽미술관) △피노컬렉션(송은) △마르쿠스 뤼페르츠(대전 헤레디움)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미술가들(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아트선재센터)전 등이 열렸다.

[서울=뉴스핌] 한국을 대표하는 리딩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올해 프리즈서울 기간 중 함경아 작가와 마이클주 작가의 개인전을 비중있게 선보였다. 사진은 '유령 그리고 지도'라는 제목으로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작가 함경아.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또한 갤러리 전시도 볼만 했다. △마크 로스코x이우환(페이스갤러리) △데릭 애덤스(가고시안) △가브리엘 오조르코(화이트큐브) △션 스컬리X바젤리츠(타데우스 로팍) △제이슨 보이드 킨셀라(페로탕) △레픽 아나돌(푸투라 서울) △나리 워드(리만머핀) △존배(갤러리현대), △함경아x마이클주(국제) △유영국(PKM) 등 주요 작가들의 전시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서울, 아시아 아트허브로 발돋움

지난 2022년 프리즈서울의 상륙 이후 올들어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는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로써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물론 매년 3월에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이 아직은 아시아의 아트페어로는 최고의 매출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 인터내셔널한 아트페어인 것은 분명하다. 중화권 슈퍼리치 등 최상위 미술품 수집가들을 고객으로 10년 넘게 확보하며 위용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과 한국의 강점은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미술관과 아트센터, 화랑 등 미술인프라가 홍콩에 비해 훨씬 풍부하게 다져져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서울과 수도권에는 괄목할만한 비영리 미술공간과 아트센터가 속속 문을 열어 인프라적 측면에서는 아시아 최강임을 다지게 했다. 또 역량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을 아시아에서 가장 폭넓고,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대미술 프로젝트와 유통만 놓고 볼 때는 서울이 일본 도쿄를 앞지르고 있어 수년 내로 아시아 최고의 아트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국은 국제적 경쟁력과 시스템, 파워를 갖춘 현대미술 갤러리들의 활약이 두각을 보이고 있고, 나름대로 자기 색깔을 갖춘 중소 갤러리까지 가세하고 있어 가능성은 매우 큰 셈이다. 문제는 정치사회적 안정, 해외 거물급 컬렉터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킹 등이 선결과제로 해결되어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 최고가 작품에 지갑을 척척 열 수 있는 아시아 최고의 슈퍼컬렉터들을 고정적으로 확보해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관건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이 프리즈서울 개막에 맞춰 포문을 연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전시 '스페이스'에 몰린 한국의 기자들. 이 아티스트 듀오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수영장, 주택, 식당 등을 실제처럼 절묘하게 조성하고, 현대 사회의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다각도로 비틀고 탐구한 작업을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이른바 강소 갤러리로 불리는 젊은 갤러리 중에는 뛰어난 기획력과 국제감각, 작품 선구안및 추진력으로 올해 확실한 성과를 거둔 곳이 여러 곳이다. 금년에 이들 강소 갤러리 또한 고환율과 경기침체로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새로 진입한 젊은 컬렉터들의 호응을 받으며 미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들은 특히 해외 아트페어와 해외 옥션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내년을 기약하게 했다. 

▲경매시장, 5년내 최저 낙찰액, 최저 낙찰률 기록

그러나 문제도 없지 않다. 심각한 미술경기 침체와 고환율의 장기화는 서울이 아시아 아트허브로 발돋움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미술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이고, 특히 경매시장은 일년 내내 찬바람이 불며 불황에 허덕였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발표한 '2024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말 결산'(서울옥션, 케이옥션 등 국내 경매사 10곳)에 따르면 올해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은 약 115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약 1535억원 △2022년 약 2360억원 △2021년 약 3294억원 △2020년 약 1153억원에 비해 지난 5년 내 최저 수준이다.

낙찰 총액뿐 아니라 출품작, 낙찰작, 낙찰률, 개인 낙찰총액 등 모든 부문에서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해 심한 불황임을 드러냈다. 김영석 이사장은 "올해 미술시장은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경기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면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미술시장 경기회복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핌] 2024년 9월 신세계가 서울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프리즈서울 개막에 맞춰 선보인 스털링 루비(52)의 개인전. '먼지 덮인 계단 위 쉬고 있는 정원사'라는 부제로 스털링 루비의 미공개 신작(회화 콜라주 조각 설치미술 등) 60여점이 나왔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한편 미술계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던 미술진흥법이 7월부터 시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년마다 기본계획, 중장기 방향을 설정해 미술 생태계 전반을 진흥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그간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관리된 국가기관 소유 정부미술품도 이 법에 따라 관리되고, 이를 위해 공공미술품 관리 전문기관인 '공공미술은행'이 설치된다. 이어 미술서비스업 신고제(2026년), 재판매보상 청구권(2027년)이 잇따라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미술품 공정유통과 질서 조성을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그림 렌탈로 연8%수익' 유혹,1600억원대 '폰지사기' 

2024년도 국내 미술시장은 미술품 사기사건이 연달아 터지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했다. 미술품 투자거래업체 갤러리K의 '아트테크' 사기 행각은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지난 9월부터 투자자의 고소와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윤곽이 드러났는데 피해액은 약 1600억원대로 파악됐다. 고객이 갤러리K를 통해 그림과 조각을 구입하면 이를 기업이나 사무실, 병의원 등에 렌트(대여)해 수익을 내고, 그 수익금을 고객에게 나눠준다는 사업모델이었다. 또 고객이 현금화를 원할 경우 구입한 작품을 원래 가격대로 재매입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갤러리K는 초기에는 수익금을 지급하는 듯했으나 실상은 대여실적이 미미하기 짝이 없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누적됐다. 결국 고객의 투자금을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쓰는 '돌려막기'로 자금을 유용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고객이 구입한 그림도 실체는 없고, 디지털로 이미지만 제시했음이 밝혀지는 등 가공할만한 사기행각을 일삼으며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했던 셈이다.

아트테크를 통해 '은행금리를 뛰어넘는 연 8%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퇴직금을 몽땅 밀어넣거나 전세금을 빼서 투자한 고객들이 속출했고, 고소 고발이 줄을 이었다. 또 청담동 모 화랑에서도 또다른 사기사건으로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가뜩이나 냉랭한 국내 미술품 시장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사건이 이어진 2024년이었다.

게다가 수년 전부터 계속되어온 정상급 작가 이우환 화백의 가짜그림 파동 등 위작사건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가짜가 더 늘었다'는 입소문이 확산된 한 해였다. 이같은 위작논란은 국내 미술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거래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런저런 악재들로 인해 메이저 화랑과 일부 강소화랑을 제외한 대다수 화랑들은 '전시를 열어도 고객이 찾지 않는다. 위작논란에 그림값까지 자꾸 떨어지니 누가 발길을 주겠나. 개점휴업 상태다'며 불황을 호소했다. 영세화랑 중에는 심한 불경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폐점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밖에 '적은 돈으로 피카소, 앤디 워홀 같은 유명작가 작품을 살 수 있다'는 선전문구를 내걸었던 미술품 조각투자도 올들어 '3년 보유했으나 원금이 반토막났다'는 등의 피해사례가 연달아 공개되면서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켰다.

▲세계적 작가 리차드 세라, 빌 비올라 타계 

2024년에도 많은 미술인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한국화가 오태학·하태진, 서양화가 함섭, 조각가 백현옥, 서예가 권창륜이 타계했다. 해외에서는 거대한 철골조각으로 유명한 리처드 세라와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 미국을 대표하는 추상미술가 프랭크 스텔라가 유명을 달리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2025년 우리 미술계가 올해 보다 더욱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무엇 보다 큰 걸림돌은 고환율과 한국의 정치사회적 불안정이다. 특히 달러및 유로화의 고공행진으로 해외 미술품을 들여와 유통시켜온 국내 주요 화랑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작품가 폭등및 운임, 보험료 상승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한국현대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매출도 올려왔던 화랑들에게는 고환율이 넘기 힘든 허들인 셈이다. K-아트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호응은 어느 때 보다 뜨거운데 여러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정교하고도 획기적인 체질개선과 구조조정, 끈질긴 인내와 명민한 투자가 요구되는 한 해가 될 듯하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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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주가는 급락, 빚은 그대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가 없고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계좌는 반등을 기다리기에 앞서 부족분부터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기한까지 추가 담보를 납입하거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가 회복 전에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2800원(6.35%) 내린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3만2000원(10.44%) 하락한 11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각각 7.57%, 9.4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 주가 급락에 담보비율 하락…납부기한 넘기면 반대매매 문제는 주가가 떨어져도 빌린 돈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대출금 대비 담보비율이 낮아지고, 유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다른 담보 없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 담보로 잡혀 있고 대출금이 그대로라면, 담보비율이 150%였던 계좌는 지난 5일 하루 하락만으로 각각 약 138.6%, 135.8%까지 낮아진다. 유지 비율 140%를 적용받는 계좌라면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수준이다. 이자와 비용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실제 계좌의 담보 상태와는 차이가 있다.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억5000만원어치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린 투자자는 지난 5일 주가가 7.57% 떨어지면서 담보 가치가 약 1억3865만원으로 줄어든다. 증권사가 요구하는 최소 담보 가치가 1억4000만원이라면 하루 만에 약 135만원의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셈이다. 부족분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고객에게 부족 금액과 납입기한을 안내하고 있다. 현금 입금이나 증권 입고, 보유 주식 매매, 신용융자 현금상환 등으로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지만, 기한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동안 주가가 더 떨어지면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객의 추가 납입 여력과 담보가치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계좌를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액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7715억원으로 전날보다 1269억원(0.44%) 증가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체결액은 약 84억2000만원으로, 이달 4일 약 39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에 정부는 반대매매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담보 부족이 대규모 강제매도로 이어지는 상황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규제 완화가 모든 계좌의 반대매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담보 유지 기준과 적용 대상, 기존 담보 부족 계좌의 처리 방식 등은 증권사별 시행 방안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신용융자에 대한 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로, 주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증권사들은 정부 발표 직후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구체적인 적용 방안과 기존 계좌에 미치는 영향은 검토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담보부족 고객의 단기 반대매매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도 "다만 반대매매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주가 급락과 강제매도가 맞물려 하락세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라고 전했다. ◆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다는 평가…반등까지 버틸 여력이 변수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기업의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미주 영업·마케팅 채널을 점검한 결과 당장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역시 수요 감소보다는 건설 지역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27년 예상 순자산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각각 1.13배, 1.0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잠재적 위험보다 기대수익에 압도적으로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급락이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보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충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와 헤지펀드 청산 등이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중시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내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동맹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어, 정책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곧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M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말까지 저점을 높이더라도 내년 상반기에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협의와 장기공급계약의 이익 방어력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관련 기술주 역시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AI 산업이 고성장 국면에 있지만 관련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적자인 데다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AI 기업들과 빅테크들의 현금흐름 개선 단서가 입증되기 전에는 악순환이 끊어지기 어려워보인다"라며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이 단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4분기 실적 시즌까지는 가야한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2026-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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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용적률 1.2배 허용한다더니…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와 여당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인센티브를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통과가 기대됐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의 부정부패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민간 정비사업 지원 기조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은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적인 요건과 제한이 붙을 수 있어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 사업성 개선 효과가 폭넓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합의 됐지만 실제 법안 통과는 미지수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 1.2배까지 부여하도록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법안 개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일러스트=이동훈 선임기자]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간 협의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오 시장과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위축된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개선 과제'를 국토부에 제시했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8개 과제를 수용했으며, 나머지 과제 중 하나인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 공공재개발 사업에는 최대 1.3배의 용적률을 적용하는 점을 들어 민간 정비사업에도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법적 상한의 1.2배 또는 1.3배까지 용적률을 추가로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부는 용적률 1.2배 방안을 최종 선택해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 있으며 이를 포함한 도정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제도가 확정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인 서울시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360%까지 용적률을 늘릴 수 있으며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50%에서 300%까지 받게 된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이 법적 상한의 1.2배로 높아지면 2031년까지 약 4만3000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물량은 기존 목표인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 수준으로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법적 상한 1.2배 상향이 모든 사업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이같이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의 정비사업 주택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이 이뤄지면 단순계산시 35만가구 착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의 방향성은 마련됐지만 국토부와 여권에서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라서다. 실제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적률을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도시정비법처럼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협력하겠다"면서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국토부와의 실무협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국토부가 아닌 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시보다 야당과의 협의가 우선시 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개정안 내용에 대해 서울시의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아직 없었고 단지 서울시의 요청사항만 국토부에 전달된 상태"라고 말했다.  ◆ 與 지역별 차등적용 등 추가 조건 내놔…대통령 비판 인식도 통과 변수 이미 방향성이 확정됐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서울시 입장은 이미 전달한 만큼 개정안 처리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연내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법안 개정에 시간이 소요될 사안도 발생했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여권의 추가 사항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먼저 지역별 차등적용이다. 강남·서초·송파구의 강남3구와 용산구의 민간정비사업은 용적률 추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또 늘어난 용적률로는 전용면적 59㎡ 이하 주택만 짓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에 대해 예외를 주지 못하도록 명확히 하는 것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단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 사안은 서울시가 고려했던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 추가 소요와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부분은 서울시가 크게 반대할 사안은 아닌 만큼 개정안 통과를 크게 늦출 요인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사업성 증대가 절실한 비도심 강북지역에 중점적으로 배정할 수 있고 또 강남권 등 인기지역에서는 재건축 이후 사업성까지 고려해 고밀 재건축을 크게 반기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요구 사항인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 완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통과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면서도 막판 진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출범 이후 사안마다 극한대립에 빠진 서울시와 국토부의 관계 때문이다. 협의 과정도 순탄치 않다. 오세훈 시장은 홍 장관과의 빠른 만남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홍지선 장관은 실무협의부터 마무리한 다음 만남을 공식화한 상태다. 도정법 개정 사례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한 반면 서울시는 국토부가 도정법 개정에 대해 시 의견을 요청한 사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재개발 사업장을 찾아 공공 재개발을 강조하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공재개발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데 민간정비사업은 부정 부패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을 악마화한다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는 "대통령이 맞대 놓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했는데 여권이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은 국정과제에도 명시돼 있는 '공공성 강화'며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도 있는 만큼 국회나 정부의 제도 개선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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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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