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내부 이견설' 깨져…朴 때도 보수세 강했으나 전원일치 판단
형소법상 전문법칙 관해선 재판관들 '이견'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파면됐다. 역대 대통령 사건 중 가장 오랜 숙의로 재판관 성향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이견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진행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22분간 선고문을 낭독한 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아닌 윤 전 대통령으로 대통령직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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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론 종결 후 38일 만에 선고…'내부 이견설' 깨고 전원일치
애초 인용 의견이 대세였던 윤 전 대통령 사건의 예측이 흔들린 이유는 헌재의 '장고' 때문이었다.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두 사건에선 2주 안으로 선고를 진행했던 헌재가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선 선고일 지정을 계속해서 미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변론 종결 후 선고를 하기까지 38일이 소요됐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선 재판관 내부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여기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근거로 채택된 것이 재판관들의 '성향'이었다.
현 재판부는 진보 3(문형배·이미선·정계선), 중도 3(김형두·정정미·김복형), 보수 2(정형식·조한창) 구도로 알려져 있고, 중도 성향 재판관 중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김복형 재판관을 아예 보수 성향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를 두고 보수 성향의 2~3명 재판관이 이번 사건에서 기각 내지는 각하 의견을 갖고 있고, 이에 진보 성향인 문 권한대행이 선고 시점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것이 이견설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헌재는 이날 재판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의 이같은 판단은 앞선 박 전 대통령 사건 때도 같았다. 당시 재판부는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결국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박 전 대통령 때도 재판부는 8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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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문형배(왼쪽 위 시계방향),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계선, 조한창, 김복형 헌법재판관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2025.04.04 photo@newspim.com |
◆ 전문법칙 두고 이견…이미선·김형두 "완화" vs 김복형·조한창 "엄격히"
재판관들이 이견을 보인 것은 탄핵심판 절차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해야 하는지, 더욱 엄격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전문법칙은 타인 진술이나 서류 형태로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원칙을 말한다.
이미선·김형두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피청구인이 대통령인 경우 권한 행사의 정지로 인한 국정 공백과 혼란이 매우 크므로 신속한 심리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청된다"며 "그런데 전문법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면 피청구인이 증거에 부동의할 경우 헌재가 다수의 증인을 채택해 증인신문을 진행해야 하므로 절차의 장기화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9인의 단일재판부로 구성되는 헌재 특성상 경우에 따라서는 반복적 변론갱신, 심리정족수 부족 등으로 탄핵심판절차의 장기화가 탄핵심판절차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전문법칙에 관한 형사소송법 조항들을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헌법재판소법 제40조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다른 보충의견을 통해 "탄핵심판의 중대성, 피청구인의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할 때 헌재가 앞으로는 탄핵심판절차에 있어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며 반대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사건의 실체에 대한 심증 형성 및 소추사유의 인정은 가급적 형사소송절차와 같이 공개된 재판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를 기초로 하고, 전문증거에 대해서는 반대신문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심판의 중대성과 파급력에 비춰 볼 때에도 탄핵심판은 형사소송절차에 준해 명확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 반대신문을 통해 불리한 증거에 대한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법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서 형사소송법을 우선 준용하도록 한 취지에 더 부합한다"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