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7단지 재건축 조합, 마지막 보류지 매각 공고
122㎡ 20.5억원에 입찰 시작...분양가 대비 2배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강동구 1859가구 규모 대단지에서 마지막 보류지 3가구를 매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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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 단지 전경. [사진=KB부동산] |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덕7단지 재건축 조합은 전일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 보류지 3가구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전용 59㎡A(2층)과 59㎡B(2층) 각 1가구와 122㎡(2층) 1가구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소송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가구로, 전체 가구 중 1% 범위에서 설정이 가능하다. 2020년 처음으로 보류지 매각에 나선 조합이 막바지 잔여 물량 털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방식은 최고가(최저입찰가 이상) 공개경쟁입찰이다. 입찰 기준가격의 10%를 입찰보증금으로 납부한 뒤 가장 높은 값을 써낸 사람이 낙찰받는 기한은 이달 23일 오후 5시이며, 마감 직후 개찰이 이뤄질 예정이다. 세 가구 모두 현재 세입자가 살고 있는 상태로, 즉시 입주를 원하는 경우 세입자와 협의해야 한다.
전용 59㎡ 타입의 최저입찰가는 12억6000만원, 122㎡는 20억5000만원이다. 2017년 최초 분양 당시 두 평형의 최고 분양가는 6억2200만원과 10억200만원이었으나, 8년 만에 몸값이 2배 이상 뛰었다.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13억원(12층)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현재 호가는 12억2000만~15억원이다. 전용 122㎡는 24가구뿐이라 거래가 많지 않다. 지난해 4월 직거래로 18억7000만원(25층)에 팔린 것이 가장 최근 거래다. 시장에 나온 매물은 3개로, 호가는 최저 19억원에서 최고 26억원 선이다.
지난달 서울시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으로 다시 묶으면서 인근 지역인 강동구의 풍선효과 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똘똘한 한 채'를 향한 강남권 수요자의 열기가 옮겨올 수 있다는 것.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강제 매물 잠김 현상으로 강남권이나 용산에 입주하지 못하는 이들은 강동구, 동작구 등 인근 지역이나 과천, 판교 등 경기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토허구역 대상지가 아님에도 보류지 가격이 과도하게 높이 책정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상 보류지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최저입찰가로 응찰자를 모으곤 해서다. 응찰자 입장에선 일반분양과 달리 짧은 시일 안에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해야 해 가격이 높을수록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번 보류지는 2022년에도 매각 공고가 나왔다가 팔리지 않아 남았던 매물인 만큼 가격 측면에서의 이점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고개를 든다. 고덕동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모두 저층 매물임에도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 호가와 비슷한 가격이라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가격은 조합원 협의와 시세에 따라 책정된 것"이라고 답했다.
고덕7단지 재건축 조합은 2019년 입주를 마쳐 현재 청산 단계다. 보류지 매각 대금은 관리처분계획상 수입금에 포함되므로, 전부 매각이 완료돼야 정상적인 청산이 가능하다. 이번 보류지 매각도 청산을 위한 최종 절차 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된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