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이제 검찰 판단의 시간···행정 제재는 준비중"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 회계감리 진행 상황에 대해 "회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함 부원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에서 "고려아연과 영풍의 회계감리 조사를 하반기 내에 결론지을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해 회계심사에 착수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양사의 충당부채, 투자주식 손상 등 회계기준 위반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통상 회계심사는 3~4개월이 소요되며 회계 위반 혐의가 발견되면 강제성 있는 감리조사로 전환된다. 고려아연과 영풍 모두 회계감리 심사 중이다.
함 부원장은 "두 회사 모두 회계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며 "없는 것 찾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고 했다.
윤정숙 회계전문심의위원은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말 회계심사에서 감리로 전환하고 현재 6개월이 지났다"며 "감리는 최장 1년 내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올 하반기 내에 결론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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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mironj19@newspim.com |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조사는 모두 끝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법적 제재와는 별개로 MBK파트너스에 대한 행정적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함 부원장은 "홈플러스의 신용평가 등급과 사전 회생 계획을 논의한 부분에 있어 유의미한 자료가 있었다"며 "금감원이 가진 권한과 시간 내에서 할 수 있었던 부분은 다 했고,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릴 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간 MBK파트너스의 위탁운용사(GP)업무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나타난 금융당국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형사적 제재나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금융당국의 행정 제재는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행정 제재는 금융당국대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형사처벌 대상인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외에도 MBK가 GP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검사 중이다. 또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양도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LP(기관출자자)의 이익침해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함 부원장은 홈플러스 사태 관련 검찰 조사 중인 MBK파트너스가 최근 홈플러스의 ABSTB(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한 신영증권에 대해 불완전 판매가 없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홈플러스 ABSTB 판매는 주요 고객의 특성, 전문투자 영역 여부, 영업방식 등이 달랐던 것으로 안다"며 "불완전판매 검사 여부는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토스증권 등 최근 증권사 전산사고가 잇따른 데 대해서는 각 증권사·운용사 CEO(최고경영자)에게 레터를 발송할 예정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