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국민들이 죽어가는 그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아주 엄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재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의 부적절한 행태가 드러나자, 대통령이 직접 경고성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해당 발언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경기 북부 지역 집중 호우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던 상황에서 야유회에 참석한 백경현 구리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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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현 구리시장[사진=구리시]2024.11.06 hanjh6026@newspim.com |
백 시장은 지난 20일 강원 홍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야유회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경기 북부 일대는 집중 호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구리시청 직원들은 비상 근무에 돌입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 시장은 1978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해 구리시를 비롯한 경기도 여러 시군에서 30년 넘게 근무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그는, 2016년과 2022년 두 차례 구리시장에 당선됐다.
백 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기북부 일대 쏟아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시민 불안이 컸다. 이런 상황에 지역 단체의 관외 야유회에 참석하는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던 시민과 재난 대응에 고생하는 현장 직원들의 마음에 깊은 실망과 분노를 드렸다"며 "전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어떠한 질책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떤 행사나 약속도 재난 상황 앞에서는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며 "앞으로 재난 대응 상황 발생 때 시민 곁에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백 시장은 당일 오전 11시까지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구리시민들로 구성된 한 단체 요청으로 약 20분간 참석했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비판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자 사과 입장을 밝혔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