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AI 인프라 강자로 떠오르면서 주가 하루 새 36% 폭등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글로벌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종목명: ORCL) 주가가 폭등하면서 최대 주주인 래리 엘리슨 회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했다.
10일(현지시간) 기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3,930억 달러에 달해 머스크(3,850억 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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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공동창업자 및 회장. [사진=블룸버그] |
엘리슨의 자산은 이날 하루에만 1,010억 달러 급증했는데, 이는 해당 지수 역사상 단일 일자로는 가장 큰 증가폭이다.
오라클 최대 개인 주주인 엘리슨은 이날 주가 급등 덕분에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거머쥔 것인데, CNN은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에서 이처럼 주가가 폭등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새프라 캐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 종료된 분기에 3170억 달러의 미래 계약 매출을 추가했으며 고객사 3곳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월가에서는 오라클이 '새로운 엔비디아'라고 불리며 목표 주가 상향 조정이 이어졌다.
이어 이날은 오라클이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3000억 달러(약 416조7000억 원)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파워 구매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36% 폭등했다. 1992년 이후 단일 기준 최대 상승 폭이다.
오라클 시가총액은 수요일 하루에만 약 2,440억 달러 늘어나 총 9,22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로써 오라클은 S&P500 내 기업 가치 순위에서 13위에서 10위로 뛰어올라, 일라이 릴리(LLY), 월마트(WMT), JP모간체이스(JPM)를 제쳤다.
머스크 역시 여전히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가 10% 가까이 빠지면서 전날 기준 그의 순자산은 약 490억 달러 감소했다.
멜리우스 리서치(Melius Research)의 애널리스트 벤 라이트즈는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이번 실적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라며 오라클이 AI 서비스 수요와 관련해 4,550억 달러 규모의 백로그(미이행 계약)를 보유한 사실을 "압도적"이라고 표현했다.
머스크는 2021년 처음으로 세계 최고 부호에 올랐으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 투자 덕분에 지난 몇 년간 대부분 그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간 잠시 자리를 내준 적은 두 차례 있었는데, 2021년에는 LVMH CEO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2024년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밀렸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