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1년...임직원에 결의 메시지 보내
"우리가 꿈꿨던 100년 기업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최윤범 회장, 이제중 부회장, 박기덕 사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 일동은 12일 "거센 적대적 M&A의 위협도 우리의 단단함을 깨트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과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 심각한 업황 부진 속에서도 모든 임직원들께서 묵묵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덕분에 고려아연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수많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국면을 1년째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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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창립 51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
경영진은 "고려아연을 흠집 내고 흔들려는 수많은 시도 속에서도 우리는 102분기 연속 흑자와 반기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며 "정확히 1년 전 우리는 예기치 못한 고난에 맞닥뜨려야 했다. 아니, 상상하지 못했던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50년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 있을 때, 상대는 치밀하게 적대적 M&A를 준비해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며 "하지만 상대는 고려아연과 우리 임직원들의 저력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역경과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비철금속 세계 1위에 올랐던 고려아연의 DNA를이해하지 못했다. 고려아연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많은 주주들과 지역사회, 오랜 기간 끈끈한 협력 관계로 상생의 길을 걸어온 고려아연의 수많은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도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지금 고려아연은 자원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비철금속 세계 1위로 오르며 국가기간산업의 역할을 넘어 이제는 대한민국과 한미, 나아가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허브로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며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한 선제적인 투자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 부단히 노력하고 쌓아왔던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우리가 만들어 가고 있는 성과는 그 어느 때보다 값지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글로벌 아연·연 사업은 수요 정체와 에너지·환경 규제 비용 상승 등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우리는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인 7조 6582억원의 실적과 영업이익 5300억원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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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고려아연] |
경영진은 "호실적에 더해 고려아연 역할과 위상은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비스무트와 인듐 등 5개 핵심 금속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며 "지난 2023년부터 시행한 게르마늄, 안티모니 등 희소금속 수출 제한 조치의 연장선이자, 자원패권을 활용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화되는 자원무기화와 블록경제, 관세전쟁 등의 파고 속에서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의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전략광물 생산 기업으로서 전 세계의 주목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지난 6월 안티모니 20톤을 미국의 10여 개 주요 방위 산업체에 수출하며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운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화학 제조사와 손잡고 50톤을 미국에 추가 수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우리는 또 세계 최대 방산 기업인 미국 록히드마틴과 MOU를 통해 전략 광물인 게르마늄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한미 간 경제안보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탈중국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문제는 고려아연이 더 큰 무대로 날갯짓을 해 나갈수록 적대적 M&A 세력들의 공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허울뿐인 명분은 사라지고 남은 건 보석과 같은 고려아연을 뺏고 싶다는 탐욕뿐이다. 고려아연을 흠집 내려는 온갖 음해와 왜곡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경영진은 "하지만 우리 최고경영진과 임직원들은 더 큰 미래를 위해 묵묵히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이 쌓아온 압도적 경쟁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며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기업으로 함께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꿈꿨던 100년 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미션과 핵심가치들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금껏 그래왔듯 한 마음으로 똘똘 뭉친다면 우리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