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시총 1535조, 삼성 3.3배…엔비디아 수주 논의
삼성, 테슬라 AI칩 계약·2나노 양산 준비로 추격 준비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발이 글로벌 반도체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대만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독주 체제를 굳히며 대만 증시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주가와 점유율에서 뒤처진 상황 속에서 차세대 2나노 공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2~3년간의 성과가 삼성 파운드리의 명운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기준 TSMC의 시가총액은 약 32조6800억 대만달러(약 1535조 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466조4675억 원, SK하이닉스는 255조1648억 원이다. TSMC의 몸값은 삼성전자의 3.3배, SK하이닉스의 6배 이상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합쳐도 TSMC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 TSMC, A16 공정 앞세워 엔비디아 수주 논의
최근 대만 공상시보에 따르면 TSMC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A16 미세공정을 준비 중이며, 엔비디아와 차세대 AI 반도체 수주를 논의하고 있다. A16은 2나노 기반에 후면 전력공급 구조를 적용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공급 부족 우려에도 대형 고객사가 선점하면 TSMC의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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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사진=블룸버그] |
증권가도 TSMC의 독주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승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의 2026년과 2027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22배, 19배로 여전히 다른 AI 핵심 기업들과 비교해 저평가돼 있다"며 "AI 반도체 업종 전반의 2026년 성장세 둔화, VEU 철회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TSMC에 대한 성장 기대와 해외 팹 다변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 삼성, 3분기 실적 회복세…2나노·HBM에 사활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 7월 테슬라와 22조7648억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대상은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삼성과의 협력 확대를 직접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삼성 파운드리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며 중소·중견 팹리스와 AI 스타트업 등 신규 고객사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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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승부수는 2나노다. 삼성 파운드리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와 평택 신공장에 2나노 공정을 적용해 퀄컴·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선단 공정 경쟁에서 TSMC와 정면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2나노 양산 안정성과 수율 확보 여부가 향후 2년간 반도체 경쟁 구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황금기에 TSMC가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삼성은 향후 2년 안에 2나노와 HBM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반격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