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보다 심화된 美 경기 우려에 포커
미국 원유 재고는 감소했지만, 증류유 재고 증가가 유가 압박
금 사상 최고치 행진 '피로감'에 차익 매물 출회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제재보다 낮은 유가를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18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하락 마감했다. 금값도 상승 피로감 속에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51센트(0.8%) 떨어진 배럴당 67.44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48센트(0.8%) 내린 63.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유가를 낮추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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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각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도 반복했는데, 유럽이 동참하지 않는 한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를 실제로 이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압박이 실현될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한편,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오닉스 캐피탈그룹 담당이사 호르헤 몬테페케는 "이번 인하는 명백히 경기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A/S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은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시장의 초점은 다시 제재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돌아왔지만, 근본적인 펀더멘털은 여전히 약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만성적 공급 과잉과 부진한 연료 수요 역시 시장을 압박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순수입이 사상 최저치로 줄고 수출이 2년 만에 최고치로 급증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증류유 재고가 시장 예상치(100만 배럴 증가)를 웃돌아 400만 배럴 늘어나면서 수요 둔화 우려를 키워 유가를 짓눌렀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금값은 연준 회의 종료 후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1.1% 하락한 3,678.3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9일 오전 2시 51분 기준 전날보다 0.4% 내린 온스당 3,643.40달러를 기록했다.
제이너 메탈스의 부사장이자 수석 귀금속 전략가인 피터 그랜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위험 관리 조치라고 언급한 부분이 다소 혼란을 줬고, 그 불확실성이 차익 실현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금의) 장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사상 최고치 이후의 조정은 정상적 흐름이며, 금이 새로운 고점을 기록할 때마다 온스당 4,000달러 목표에 힘이 실린다"고 덧붙였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도 0.5% 상승하며 금값에 부담이 됐다.
SP 엔젤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현재 금 가격을 주도하는 가장 큰 요인은 BRIC(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중앙은행들, 특히 중국의 달러 준비금 다변화"라고 지적하며, 이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스위스의 대중국 금 수출은 8월에 전월 대비 25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