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미국의 위치에 도전하려 한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며, 이 같은 인식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정책은 수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외교 전문 잡지인 포린어페어스는 '중국이 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를 게재했으며, 해당 기고는 "미국 정부는 '자신이 상상하는 중국'에 기반한 대중국 정책 수립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24일 전했다.
기고 작성자는 데이비드 캉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국제 관계학 교수, 재키 웡 UAE 사르자 아메리칸 대학 교수, 제노비아 챈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 등 3인이다. 이들은 수백 건의 중국의 공식 문서들을 연구하고 이를 중국의 실제 행동과 대조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중국이 제시하는 목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며 "중국은 힘을 크게 확장하고 세계 질서를 재구성하려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국력이 강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우려와 비전이 변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중국의 관심사는 외부로의 확장이 아니라 중국 내부의 발전과 안정적인 환경에 있다"면서 "중국은 홍콩, 대만, 티베트, 신장(新疆) 등 영토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 저자들은 "미국은 군사적 억제와 전쟁 준비를 강조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불필요한 군사적 대립을 초래할 뿐 아니라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고립되는 위험에 직면하게 할 수 있다"며 "미국은 중국을 위험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며, 중국의 핵심 이익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제·외교적 경로를 통해 중국과 접촉하는 것이 군사 우선의 총체적 전략 하에 중국을 고립·억제하려는 것보다 미국에 더 유리하다"고도 밝혔다.
세 학자는 "중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욱 큰 역할을 하기를 원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대체하거나 자신들이 패권 국가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없다"며 "중국이 제안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GI)'는 UN을 중심으로 한 다자간 국제 시스템을 더욱 잘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냉전 시기부터 중국의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 이들은 "미국의 외교 정책 표현에는 글로벌 주도적 지위에 대한 언급, '불가결한 국가'로서의 미국에 대한 강조, 그리고 글로벌 패권 지위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가득하다"며 "중국의 표현과 행동에서 미국과 같은 점은 찾을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세 학자는 "미국이 중국을 직시하지 못하고,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상상하는 중국을 출발점으로 삼아 정책을 수립하고 끊임없이 중국을 도발하고 자극하는 것은 미국과 전 세계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톈진(天津)에서 개최된 SCO(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는 ▲모든 국가가 평등한 권리와 지위를 보유하고 ▲모든 국가가 함께 국제법과 국제 규칙을 만들고 모두에게 공정한 기준으로 작용해야 하며 ▲강대국 일방주의를 경계하고 다양한 국가들이 협력해 국제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거버넌스가 궁극적으로 인류의 삶의 개선과 공동 번영을 지향해야 하며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조치들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등 크게 다섯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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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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