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Q 영업이익 2.7조원 추정...전년비 25%↓
기아, 3Q 영업이익 2.4조원 추정...전년비 17%↓
가격인하 전략으로 매출은 4% 증가 전망...관세 부담 커져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가 여전히 25%인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이 어둡다.
매출액은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지만 미국 관세 직격탄을 오롯이 감수하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대비 20% 안팎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영업이익 급감을 감내하면서까지 시장 점유율은 사수하겠다는 현대차·기아의 전략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협상력을 발휘해 15% 관세 시행 날짜를 빨리 확정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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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2025년 3분기 예상 매출액 컨센서스는 44조7000억원,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7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4%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이 약 25% 감소하는 수치다.
기아의 3분기 예상 매출액 컨센서스는 27조5000억원,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 안팎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4% 증가, 영업이익은 약 1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기아의 3분기 실적 급감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관세다. 지난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와 RV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역대급 판매 실적을 썼음에도 정치적 이슈로 영업이익이 1년 만에 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3분기(7~9월) 미국 시장에서 총 48만17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실적)는 26만538대, 기아는 21만9637대, 제네시스는 2만1469대를 팔았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7%, 11.1%, 6.7% 증가한 실적으로 3개 브랜드 모두 각각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그러나 한미 양국이 합의한 25%→15% 관세 인하 행정명령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서명하지 않으면서 25% 관세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에 대해 "알라배마를 비롯해 HMGMA 가동을 통한 현지 생산 증가로 관세 영향을 경감시켰으나, 약 15만대 규모의 물량(3분기 미국 판매량의 60% 수준)에 대해 관세 영향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에 따른 관세 영향 금액 규모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이는 기존 3분기 매출 추정치의 3.3%, 영업이익의 41.5%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아에 대해서도 "관세 영향 금액 규모는 1조2300억원 규모로 기존 3분기 매출 추정치의 4.3%, 영업이익의 42% 수준 예상한다"며 "2025년 연간으로는 미국 판매 예상 87.6만대 중 40%(35만대) 물량에 대해 약 3조원 규모 이상의 관세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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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25% 관세가 더욱 아픈 이유는 현대차·기아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과 EU(유럽연합)에 대해서는 15% 관세가 발효됐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유럽 브랜드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대차·기아는 10%p 차이의 관세를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25% 관세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전기차 세액 공제 제도를 예정보다 6년 앞당겨 종료시킨 점도 악재다. 현대차는 시장 점유율 사수를 우선 목표로 두고 핵심 모델 제품을 대폭 할인하는 고육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액 공제 종료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미국 시장에서 2026년형 아이오닉 5 가격을 최대 9800달러(한화 약 1400만원) 인하하고, 2025년형 모델에 7500달러(한화 약 1050만원)의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우리는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전부터 전기차 혁신에 투자해 왔으며, 정책 변화와 관계없이 합리적인 가격과 고객 관리를 계속해서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며 가격 인하 전략을 직접 밝혔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