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뉴욕 오피스 시장 코로나 팬데믹 충격 극복...올해 임대 규모 215만㎡ 달해
금융, IT 글로벌 기업 몰리고 대학 졸업생도 유입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뉴욕의 오피스 부동산 시장이 팬데믹 충격을 털어내고 2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에 따르면 2025년 들어 9월까지 맨해튼에서 새로 임대된 오피스 공간은 총 2,320만 제곱피트(약 215만㎡)로, 19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던 2018~2019년 수준을 웃돈다.
WSJ은 이는 금융권과 글로벌 기업의 입주 확대, 젊은 인재 유입이 맞물리면서 생겨난 현상으로, 정체를 보이는 미국 내 다른 도시들과는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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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체에 따르면 오피스 임대 시장 호황을 이끄는 대표적인 업종은 금융이다. 뉴욕의 핵심 산업인 금융 서비스 부문은 기업공개(IPO)와 인수 합병 회복세에 따라 인력을 늘리며 대형 오피스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컨설팅사 딜로이트는 허드슨야드 신축 빌딩 대부분을 임차하며 올해 최대 규모 계약을 성사시켰다. 아마존은 맨해튼의 5번가 건물을 매입하고 추가로 33만 제곱피트(3만 660㎡)를 임차했다. 이 밖에 IT·광고 업계도 적극적으로 오피스 공간 확보에 나서면서 수요를 끌어올렸다.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30억 달러를 투입해 파크 애비뉴에 60층 규모 본사를 새로 열었으며, 이 건물은 명상 공간·옥상 정원·다양한 레스토랑을 갖춰 '오피스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글로벌 보험사 C.V. 스타는 미드타운 신축 빌딩의 3분의 1을 임차하기로 했다.
CBRE에 따르면 올해 맨해튼에서 제곱피트당 100달러 이상에 체결된 임대 계약은 143건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뉴욕은 올해 미국 내 대학 졸업생 유치 1위 도시로 꼽혔다. 젊은 인재들이 몰리면서 기업들은 직원 선호를 반영해 '뉴욕 입주'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팬데믹 초기 부진했던 뉴욕 오피스 시장은 2021년 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만 맨해튼 부동산 시장 전체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맨해튼의 공실률은 현재 14.8%로, 2019년 말(8.2%)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오래된 빌딩 상당수는 활용도가 떨어지며 일부는 주거용으로 전환에 들어갔다. 실제로 맨해튼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오피스→주거 공간 전환이 진행 중이다. 부동산 개발업자 마티 버거는 WSJ에 "뉴욕의 모든 동네가 복합용도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변수다. 뉴욕 시장 선거에서 급진 민주사회주의 성향의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유력한 가운데, 부유층 세금 인상과 임대료 동결 정책이 부동산 업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