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84㎡ 275가구 674억원에 매입...전세 운영 후 상황 따라 매각 예정
기존 채권단인 와이케이광양제일차·광양광영이베스트, 최대주주로 사업 투자
시공사 HL디앤아이한라, 300억원 이상 손실 처리...CR리츠로부터 일부 정산
연내 전세 운영 게시...포스코 지역 투자 기대되나 추후 매수자 유입은 관건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HL디앤아이한라가 시공한 전라남도 광양시 '가야산 한라비발디 프리미어'의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채권단이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택한 가운데, 해당 리츠가 본격 가동될 채비를 마쳤다. 최근 투자자 모집을 위한 청약을 실시한 후 임대로 운영할 주택 매입을 완료했다. 다만 주택의 입지가 제한적이고 지방 인구 유출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리츠의 운용 성과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JB자산운용이 설립한 CR리츠인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1호'는 지난 15일 광양 '가야산 한라비발디 프리미어' 275가구를 674억원에 매입했다. 가구당 약 2억4509만원 수준이다. 매도자는 신한자산신탁이며 거래는 공매를 통해 이뤄졌다. 이 CR리츠는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 후 임대로 운영하다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매각해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현재 전체 332가구 중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1호가 매입한 275가구 전량이 미분양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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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1호CR리츠 개요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가야산 한라비발디 프리미어는 광양 광영동 1090번지 일원에 위치한다. 지하 2층~지상 18층, 5개동 총 332가구 규모다. 아이에스이앤씨가 시행을 맡았다. HL디앤아이한라가 시공을 담당했다. 전용면적 84㎡로만 구성되며 구조에 따라 A·B·C·D 타입으로 나뉜다. 2020년 실시한 청약에서 네 가지 타입 전부 모집 규모보다 지원자가 적었다. 평균 최종 경쟁률은 0.44대 1에 불과했다. 2023년 준공된 후 할인분양 등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미분양 물량이 지속됐다.
앞서 아이에스이앤씨는 가야산 한라비발디 프리미어 건립 사업을 위해 PF 자금대출 등을 실행했다. 올해 기준 주택을 담보로 설정된 부채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430억원), 와이케이광양제일차(130억원), 광양광영이베스트(100억원) 등이다. 분양 성적이 부진하자 채권단은 공실 상태가 지속되는 것보다 CR리츠를 통해 전세로 주택을 활용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업파트너로 JB자산운용을 선정하고 CR리츠 도입을 결정했다.
JB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1호를 설립하고 지난 8월 국토부로부터 영업인가를 받았다. 해당 CR리츠는 JB자산운용이 임차인 관리와 부동산 매각 업무를 맡는다. 업무 계약을 통해 흥국생명보험이 현금 및 유가증권을 운용하는 구조를 설정했다. 자산보관사는 흥국생명보험(현금 및 유가증권)과 신영부동산신탁(부동산)이다. 신한펀드파너스가 사무수탁사로 선정됐다. 법무법인 유준이 법률실사를 실시했다.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1호는 사모 형태로 보통주 130만주(65억원)과 종류주 130만주(65억원)을 모집했다. 이달 광양광영이베스트가 종류주를, 와이케이광양제1차가 보통주를 매입하면서 최대주주로 변경됐다. 발기인으로써 기존 최대주주로 기재돼 있던 법무법인 유준 보유 보통주 6만주(3억원)은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이 반환되고 유준은 주주명부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자본금을 토대로 공매가 진행되면서 HL디앤아이한라는 그동안 회수하지 못하던 공사비 일부를 정산받았고 후순위 채권이 소멸 처리됐다. 가야산 한라비발디 프리미어 건립 사업의 최초 공사비는 645억원이었다. 그러나 미분양 문제가 불거지면서 HL디앤아이한라는 2022년 53억원, 2023년 125억원의 공사비를 손실 처리했다. 2023년 5월 준공 후에도 분양률이 15%에 불과했고 지난해 6월 기준 잔여 공사미수금 135억원을 손실로 인식한 바 있다.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1호는 연내 임대 운영을 개시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차량을 이용해 20분 이내로 오갈 수 있는 등 산업단지와 가깝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 이상 전세 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광영동 아파트 중 가장 신축에 해당하기도 한다. 다만 광양 내 비중심 입지에 자리해 있고 교통 접근성이 차량 이동에 한정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매각 시점을 판단하고 매수자를 유치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양은 포스코가 대규모 투자 의지를 밝히면서 관련 인력이 유입될 것으로 보여 타 지방 시·도에 비해서는 임대차 수요가 낫다"면서도 "전국적으로 대형 건설사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고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있어 수익성 확보를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