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건이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고강도 업무, 장시간 근로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제빵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만연한 '노동 착취'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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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은정 산업부 기자 |
최근 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노동자 정모 씨의 과로사 의혹이 제기됐다. 정 씨는 숨지기 전 일주일 동안 주 80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직전 일주일 노동시간은 이전 12주 평균보다 37%나 증가했고, 마지막 근무일에는 아침 8시58분에 출근해 자정에야 퇴근했다. 평균 주 80시간의 노동, 식사도 휴식도 불가능한 일정이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하루 8시간 주 52시간의 상한만 정할 뿐, 하루마다 최소 얼마를 쉬어야 하는지(연속 휴식)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어떤 날은 15시간을 일하고 다음 날은 9시간을 일해도 주 52시간만 넘기지 않으면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
장시간 근로가 일상화된 제빵 및 음식점업에서는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 사례가 빈번하게 발견된다. 명목상 휴게시간이 있더라도 실제로는 손님이 적은 시간에 '대기 상태'를 유지하도록 강요받아 실질적인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엘비엠은 노동자의 97%를 비정규직·기간제로 고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엘비엠 노동자들은 월 단위 '쪼개기 계약'을 통해 회사가 고용불안을 조장하며 고강도 노동을 당연시하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고 증언했다.
런베뮤의 산재 승인 건수는 타 제빵 회사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는 2022년 1건, 2023년 12건, 2024년 29건, 2025년 9월까지 21건의 산재가 신청됐다. 모두 승인받으며 4년간 총 63건의 산재가 발생한 셈이다.
이번 사건으로 업계 전반에 걸친 노동 환경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런베뮤 직원 사망 사건은 프랜차이즈 업계 과로 문화와 부족한 근로 인식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업무 특성상 단기 성과 중심의 운영이 강해 현장 근로자들이 장시간 근로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건 청년 서비스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다. 구조적인 문제 탓에 청년들은 암묵적으로 부당한 노동과 업무 지시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업계 전반에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엄격한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노동의 존엄성은 반드시 보장 되어야 한다. 사람을 갈아 넣는 경영만이 능사가 아니다.
yuni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