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반환 미군기지 CRC 내 건물 26동 '도면 보존'
1953년 미2사단 주둔지였던 '작은 미국', 70년 역사 뒤로
의정부시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기록 보존으로 정체성 잇는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경기 의정부시가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레드 클라우드(CRC) 내 철거 예정 건물 중 26개를 '도면 기록'으로 남긴다.
21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CRC(면적 66만㎡)에는 모두 230개 건물이 있다. 이 중 미2사단 옛 사령부 본관, 예배당, 벙커, 교육센터 등 16개는 현장 보존을 전제로 활용된다. 나머지는 내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철거에 들어간다. CRC의 막사 지붕에는 여전히 낡은 미군기 표지가 남아 있다. 70년간 철조망 안팎에서 이어진 두 세계는 이제 지도 위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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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시는 캠프 레드 클라우드의 건축물 가운데 장교 숙소, 사령관 관저 등 역사적 의미나 건축적 특색이 있는 건물을 '문화유산 설계' 형식으로 도면화해 기록물로 남긴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캠프 레드 클라우드 장교 숙소. [사진=의정부시 제공] 2025.11.21 gomsi@newspim.com |
의정부시는 이 가운데 장교 숙소, 사령관 관저 등 역사적 의미나 건축적 특색이 있는 건물을 '문화유산 설계' 형식으로 도면화해 기록물로 남긴다는 방침이다. 기록화는 국가유산청 등록 문화재 설계·수리 전문업체가 맡는다.
CRC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부터 미2사단 사령부가 주둔한 한미동맹의 상징격 기지였다. 미군 병사들은 의정부의 야간 상점가에서 물자를 사고, 지역 주민들은 그들과 영어로 흥정하며 "작은 미국"이라 불렀다. 2018년 미2사단이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면서 CRC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22년 2월 우리 정부에 반환된 뒤 현재는 국방부가 관리 중이다.
국방부는 환경오염 정화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CRC 내 건물 대부분을 철거할 계획이다. 관련 법에 따라 반환 공여지는 재개발 전 지상물·지하 매설물·토양 오염 등을 정비해야 한다. 다만 향후 개발자가 원하면 일부 시설과 매설물은 활용할 수 있다.
의정부시는 CRC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 첨단기업과 연구시설을 유치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시 관계자는 "CRC는 미군 주둔기의 상징이자 도시 변화를 보여주는 현장"이라며 "철거 이후에도 도면 기록 보존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