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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다카이치 일본을 읽는 한국의 인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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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스카와 경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그 중심에는 일본 정치사 최초의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서 있다. 불과 한 달 남짓한 짧은 집권 기간 동안 그녀는 미·일 동맹의 상징인 미 항모 갑판에 섰고,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주 앉았으며,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해 베이징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냈다. 이 일련의 장면들은 우발적 해프닝이라기보다, 일본의 전략적 방향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시퀀스로 읽을 필요가 있다.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은 요코스카 미 해군 기지에 정박한 원자력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함상에 다카이치 총리가 함께 선 모습이었다. 미·일 양국 정상은 수천 명의 미·일 군 장병 앞에서 연설하며 동맹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라고 재확인했다. 이 장면은 일본 외무성과 미 언론이 "새로운 황금기(New Golden Age)"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묘사한 이벤트였다. 미 항모라는 상징 공간에서 첫 여성 총리가 미 대통령과 나란히 서 있었다는 사실은, 일본 내부의 성 평등 문제를 넘어, 일본이 앞으로도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질서 속에서 핵심 동맹국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그 직후 열린 경주 APEC 회의 역시 중요한 신호였다. 경주에서 열린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재명 한국 대통령,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모두 처음 얼굴을 맞댄 자리였다. 여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사실상 승인했고, 이는 곧바로 동북아 해군력의 질적 변화를 예고하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같은 무대에서 열린 중·일 정상 회담은 당시만 해도 비교적 관리 가능한 분위기였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긴장은 이미 존재했지만, 아직 대만 문제를 둘러싼 공개 충돌은 표면화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런 시간 순서를 분명히 짚어 두는 이유는, 다카이치 총리가 보여 준 외교·안보 행보가 하나의 연속된 전략적 서사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항모 갑판에서의 과도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동맹 연출, 경주 APEC에서의 한·미·일 및 중·일 정상외교, 그리고 그 직후 불거진 대만 발언과 중·일 갈등은 모두 서로를 설명해 주는 장면들이다. 이 과정을 어떻게 읽어내느냐에 따라, 한국이 어떤 외교적 선택을 해야 하는지도 달라진다.

[서울=뉴스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1.01 photo@newspim.com

대만의 스시정치, 갈등과 연대의 상징

긴장이 폭발한 것은 11월 초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행동이 일본의 '존립 위기사태'에 해당할 수 있으며, 그 경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월 10일자 기사에서 이 발언 이후 중국이 일본 대사를 초치하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모닝 대변인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근본적으로 훼손한 잘못된 언급"이라고 규정하고, 일본이 "즉각 잘못을 시정하고 중국 관련 사안을 더 이상 자극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양국 간 교류와 협력 사업 일부가 중단되거나 재검토되는 조짐도 중국 측 발표에서 노골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경제·사회 분야의 실질적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국면에서 대만이 택한 상징정치다. 11월 20일자 로이터 타이베이발 보도에 따르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자신의 SNS에 일본산 방어(가고시마산)와 홋카이도산 가리비로 만든 초밥과 일본 된장국으로 점심을 먹는 사진을 올렸다. 게시글에는 "오늘 점심은 일본산 재료로 만든 스시와 미소시루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일본어 해시태그가 달렸다. 중국이 일본 수산물 수입 중단을 경고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는 와중에, 대만의 지도자가 일부러 "일본산 초밥"을 들고 나와 연대를 표시한 것이다.

대만 언론과 국제 방송들은 이를 스시 외교(gastrodiplomacy)의 전형으로 해석했다. 중국이 경제적 수단으로 일본을 압박할수록, 대만과 일본이 민주주의와 해양질서를 매개로 정체성 연대를 강화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타이완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발표한 논평에서, "국제사회가 대만 해협의 안정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행동을 취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일본을 암시적으로 지지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런 외교적 파장이 일본 국내 여론을 곧바로 잠식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교도통신이 11월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9.9%로 취임 직후보다 오히려 5.5포인트 상승했으며, 응답자의 60% 이상이 방위비 증액을 지지하고, 대만 위기 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도 절반 가까이가 찬성했다. 일본의 주요 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수치가 반복된다. 즉,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일본 사회의 상당 부분은 "더 강한 안보 태세"로 응답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공영 대외 선전 매체인 CGTN(China Global Television Network)의 11월 26일자 보도에서 다카이치 내각의 높은 지지율을 "우경화된 여론 구조"와 "외부 압력에 대한 단기적 국기 결집 효과(rally-round-the-flag effect)"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이러한 국내 정치 환경 속에서, 다카이치 정부가 앞으로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한·중·일 삼각 구도와 대만해협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다. 여기에 단순한 강경파나 온건파 같은 평면적 분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악셀로드의 인지지도와 한국의 선택

이 지점에서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악셀로드(Robert Axelrod)가 제시한 인지지도(cognitive map) 분석이 유용한 도구가 된다. 악셀로드가 편집한 『Structure of Decision: The Cognitive Maps of Political Elites』(1976)는 지도자의 가치와 인과관계를 텍스트로부터 추출해, 하나의 정책 사고지도로 그려 보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어떤 사건이 위협으로 정의되고, 어떤 수단이 효과적인 대응으로 연결되는지를 화살표와 노드로 시각화함으로써, 지도자의 머릿속에서 'A이면 B, B이면 C'로 이어지는 사고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다카이치 총리에게 적용하면, 몇 가지 기본 축이 드러난다. 첫째,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대만 압박은 '존립 위협'으로 정의된다. 둘째, 이에 대한 효과적 대응은 '미·일 동맹의 질적 강화'와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무장 강화'로 연결된다. 셋째, 국내적으로는 헌법 9조의 해석 및 개헌 논의를 통해 이 변화에 제도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최종 목표로 상정된다. 이러한 연결 구조는 다카이치의 과거 자민당 내 발언, 아베 신조 전 총리와의 연대, 최근 외교 및 안보 연설에서 일관되게 반복된다. 일본 외교 안전보장을 다룬 The Diplomat 분석(11월 12일자, 11월 18일자)도 이 점을 뒷받침한다.

동일한 인지지도 위에 최근의 몇 가지 상징적 장면을 얹어 보면, 방향성은 한층 분명해진다. 요코스카 항모 방문은 미·일 동맹의 시각적 과잉 연출로 보이지만, 인지지도 상에서는 미국과의 공동안보를 강화하는 당연한 수순이다. 경주 APE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장면은, 일본 지도자의 인식에서 '한국도 이 정도 수준의 안보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일본이 계속 재래식 틀에 머무를 수는 없다'는 비교 의식을 자극할 수 있다. 아직 공개적으로 논의되지는 않더라도, 일본 내부의 일부 전략 커뮤니티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혹은 그에 준하는 전략자산을 일본도 보유해야 한다"는 논쟁이 물밑에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대만 요인의 가중이 더해진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촉발한 중·일 갈등, 중국의 수산물 수입 중단 검토, 대만 총통의 스시 사진과 같은 상징정치가 반복될수록, 일본 내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피할 수 없는 경로"라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다. 악셀로드식 인지지도에서 보면, '중국과의 경제 갈등'은 '국내 경제 부담'이라는 부정적 경로로 가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민 여론의 안보 위기의식 고조는 방위력 증강 지지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헌법 개정 여건 강화'라는 긍정적(정부 입장에서)의 경로로 연결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인지지도를 가져야 할까. 우선, 이번 사태를 '중·일 양자 갈등'으로만 축소해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주 APEC에서 확인되었듯,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끌어안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는 하나의 안보 네트워크 안에 배치하고 있다. 한국의 인지지도에서 미·일 동맹 강화는 단순히 일본 군비 증강이 아니라, 한·미·일 삼각 안보 구도의 재편으로 연결된다.

둘째,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움직임을 "군국주의 부활"이나 "우경화"라는 레토릭 하나로 덮기보다, 보다 세밀하게 구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악셀로드의 분석이 보여주듯, 지도자의 인지지도에는 이념적 요소와 함께, 선거 전략, 여론의 구조, 경제 이해관계, 동맹정치 등 다양한 요인이 중첩돼 있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할 때도, 이 복합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감정적 반응보다 우선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적 레버리지 – 예컨대 한·일 안보 대화의 범위 설정, 대만해협 유사시 정보 및 물자 협력의 한계선, 동북아 핵추진 잠수함 도미노를 피하기 위한 규범 형성 – 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

셋째,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제3의 선택을 찾아야 한다. 중국과의 경제관계는 여전히 결정적으로 중요하고, 일본과의 안보, 기술, 공급망 협력 역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한국의 인지지도에서는 중국 견제와 중국 시장 활용이 서로 상쇄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부로 병존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전략 산업에서는 미·일·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하되, 기후변화, 보건, 문화 교류 등 비안보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협력 채널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트럼프와 다카이치가 앞으로 어떤 이벤트로 세계를 다시 놀라게 하더라도, 한국 외교의 목표는 "쇼"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항모 갑판에서의 연출, 스시 한 접시의 사진, 격한 외교 수사 뒤에는 항상 구체적인 이해관계와 인지지도가 있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감정과 다르마(dharma, 산스크리트어로 법칙 혹은 원리를 의미)의 대응만이 아니라, 이런 인지지도를 차분히 복원해 가며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준비하는 것이다. 악셀로드의 인지지도 분석은, 다카이치 일본의 속내와 향후 행보를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구조화된 추론의 대상으로 바꾸어 준다. 그만큼 한국 외교도, 감각이 아닌 분석을 통해 다음 수를 준비해야 할 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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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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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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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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