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말 하루하루 버텨낸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서로에게 의지해가며 찍었던 작품이 '조각도시'고요."
올해로 데뷔 18년차가 된 배우 지창욱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로 또 한 번의 액션 명작을 만들어냈다. 영화 '조작된 도시' 세계관을 기반으로 재탄생한 이번 작품에서 지창욱은 영화와 시리즈에서 모두 주인공을 맡으며 성공적인 흥행을 이끌었다.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작품을 해도 다 고생이지만, 이렇게 반응이 좋다는 게 어떻게 보면 가장 큰 선물이잖아요. '조각도시'는 난이도가 있는 작업이었어요.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는 것만으로도 기뻐요(웃음). 또 '이 작품을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준비기간까지 1년 넘게 걸렸는데 잘 마쳤고. 잘 버텼고, 잘 해냈다는 마음입니다. 하하."
작품은 평범한 삶을 살던 태중이 어느 날 억울하게 흉악한 범죄에 휘말려서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은 요한(도경수)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를 향한 복수를 실행하는 내용이다. 지창욱은 원작인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도, 그리고 이번 '조각도시'에서도 각각 주인공인 권유와 박태중을 연기했다.
"영화 '조작된 도시'를 찍으면서도 너무 고생스럽고 힘들었는데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잖아요(웃음). 몇 년이 지나서 '조작된 도시'를 시리즈화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본이 나오면 제안을 주신다는 말을 듣고 궁금하긴 했었어요. '제발 재미있어라'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제가 촬영을 해야 된다는 생각은 못하고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희한하게 제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어요. 영화에 대한 애정이 크기도 했고, 이걸 새롭게 만들었을 때 어떤 기분일까 싶었어요.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들이 다채롭게 들어가 있었고,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들이 분명하게 들어가 있더라고요."

'조각도시'에서 지창욱이 연기한 박태중은 평범한 삶을 살다가 누명을 쓴 오토바이 배달부이다. 요한의 설계로 범죄자 누명을 쓰고 복역하게 되고, 이 모든 일은 요한이 꾸민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태중이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억울한 일을 당해서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인물이고요. 이 내려가는 과정이 얼마나 처절하게 보여주느냐가 큰 숙제더라고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봤을 때 태중의 감정을 따라서 봐주시길 바랐어요. 촬영하면서 정말 힘들었는데, 그 힘든 게 고스란히 화면에 나왔던 게 한 몫 한 것 같아요(웃음). 거대한 권력 앞에서 한 사람의 무기력함, 조각을 당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인물이 태중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이입이 됐던 것 같아요."
오토바이 배달부인 만큼, 초반에는 오토바이 액션신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후 교도소에서는 난투극, 그리고 카체이싱까지. 한 작품 내에서 다양한 액션을 소화해야만 했기에 힘듦과 어려움은 두배가 됐다고.

"대본을 읽고 바로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촬영 들어가고 나서 바로 후회를 했어요. 하하. 액션은 항상 힘들죠. '조각도시'도 액션 난이도가 높았고, 스테이지를 깨고 넘어가는 형식으로 점차 어려워졌어요. 카체이싱(자동차 추격전)은 대체적으로 CG(컴퓨터그래픽)이 많았는데, 기술적으로 외부 그림과 맞춰서 연기를 해야 하는 게 조금은 어렵더라고요. 매번 액션을 하고 나서, 다신 안 할 거라고 다짐하면서도 또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게 배우로서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작품은 요한에 의해 자신의 인생이 누명으로 설계된 태중의 복수를 담았다. 하지만 마지막은 속 시원한 복수의 결말과는 거리가 멀었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탓에 시즌2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작품이 태중이가 화자로, 그의 시선을 따라 흘러가기 때문에 일상으로 돌아온 태중은 여전히 흉터를 갖고 살아야 한다는 씁쓸함을 그리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 싶어요. 시즌2는 별로 안 하고 싶은데(웃음), 제안이 온다면 그만큼 기쁜 건 없죠. 그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니까요. 큰 감사함이고, 당연히 할 수밖에 없겠지만 각오는 필요할 것 같아요. 정말 촬영하면서 하루하루 버텨낸다는 느낌이었거든요. 동료 배우들, 스태프 모두 서로 의지해 가면서 하루하루 버텨냈어요. 그럼에도 시즌2가 제작된다면 당연히 해야죠. 하하."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