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권서 힘 못 쓰는 모피아, 여권 거부감 여전
김형익, 서정학, 양춘근 등 내부 출신 3인방 거론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차기 기업은행장에도 내부 출신이 등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BNK금융지주에서 현 회장이 유임되면서 김성태 은행장의 유임설도 있지만, 20여명의 전현직 직원이 연루된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건으로 금융당국의 강한 지적을 받았으며, 노조와의 갈등도 깊은 상황이다.

차기 기업은행장으로는 내부 인사의 승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행과 함께 정책금융의 중요한 축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잇따라 내부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발탁하는 등 내부 사정에 밝고, 해당 업무에서 능력이 검증된 인사가 이번에도 등용될 수 있다.
여기에 금융 부문 공기업 수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이 이재명 정부 초에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여권 내에서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소위 모피아 출신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는 "정권 중반 이후나 되면 모를까 모피아 출신이 어렵지 않겠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기업은행장 하마평에 대해서는 정치권 내에서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른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기업은행장에 대한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지만 정확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니 대통령실의 의중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김형일 전무이사,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양춘근 전 IBK연금보험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의 갈등이 산적한 상황에서 내부 사정에 밝은 이들 인사들이 안정과 함께 통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노동조합이 시중은행의 70% 수준의 임금과 시간외 수당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파업을 이어가는 등 강경 투쟁을 이어갔다. 여기에 노사의 임단협 협상이 장기화되며 갈등이 누적됐다.
노조는 18일 오전 임단협이 난항에 빠진 것에 대해 규탄하며 기업은행장실을 점거해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류장희 노조위원장은 이날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은행장은 정부 눈치를 보며 노조 요구에 귀 닫은 채 시간만 때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영진이 부당대출 사태 이후 내놓은 업무 프로세스 개선, 친인척 정보 DB 구축,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 도입, 감사자문단 운영, 독립 신고 채널 신설 등 고강도 쇄신안에 대해서도 노조는 "사태 책임이 있는 경영진은 빠지고 일선 직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한다"고 반발하는 등 내부 갈등이 더 깊은 상태다.
금융위원회 제청과 대통령 임명의 구조상 기업은행장 인선은 막판까지 윤곽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이재명 정부 들어 국책은행 인사에 대한 정치권의 인위적인 개입을 줄이고 전문성과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 출신 인사가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