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미국 최대 셰일 원유 생산지인 텍사스와 뉴멕시코의 퍼미안 분지가 터질 듯한 '압력솥'처럼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원유와 가스 시추 과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막대한 양의 염수를 지하로 재주입하는 처리 방식이 한계에 이르면서 지반 이상과 간헐천처럼 염수가 솟구치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봉인하고 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도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
지역 사회에서는 지하수 오염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 시추업계도 염수 문제가 안정적인 원유 생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퍼미안 분지는 미국 원유 생산의 약 절반을 책임진다. 시추업자들은 이곳에서 석유와 가스를 채굴할 때 함께 발생하는 고농도의 염수를 지하로 되밀어 넣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
그러나 시추가 거듭되면서 일부 지층의 염수 저장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고,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한 지층에서는 방치된 폐정(버려진 시추공)을 타고 염수가 분출하는 '염수 간헐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번 분출이 시작되면 수십일 동안 작업을 해야 봉인이 가능하고 한다. 거기에 드는 예산만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염수 분출은 업자들이 염수 주입 지층의 깊이를 바꾸면서 생겨났다.
퍼미안의 델라웨어 구역에서는 셰일 원유 1배럴을 생산할 때 5~6배럴의 염수가 따라 올라온다. 초기에 업체들은 이 막대한 양의 염수를 심부 지층에 주입했으나, 크고 작은 지진이 빈발하자 텍사스 당국은 2021년부터 심층부 폐수 주입을 제한했다.
이후 시추업자들이 얕은 지층으로 주입 방향을 바꾸자, 이번에는 지표 근처의 지층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염수를 분출하는 사고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텍사스주의 크레인 카운티와 리브스 카운티, 페코스 카운티 등지에서 이러한 사고가 잇따랐다. 한 지역에서는 30m에 달하는 염수 기둥이 치솟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마치 소화전처럼 염수가 뿜어져 나왔다.
인근 목장과 토지가 순식간에 고농도 염수로 뒤덮이는 등 피해 신고도 뒤따랐다. 퍼미안은 전통적으로 석유·가스 산업에 우호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 토지 소유주들과 목장주들 사이에 지하수 오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가축용 지하수를 끌어 쓰는 목장주들은 "만약 우리가 물을 끌어 쓰는 지층에 염수가 터져 올라오면, 하룻밤 사이에 목장 문을 닫아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추업계 역시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이중적 위치에 있다.
지층부의 압력 이상과 염수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산 단가는 높아지고 있다. 염수가 유정으로 유입되는 피해 사례도 생겨났다. 몇몇 업체들은 폐수 처리 회사를 상대로, 땅에 주입한 염수가 새어 들어와 자사 유정을 침수시켰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시추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비용과 위험이 누적되면 결국 퍼미안 전체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경고가 나온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염수를 증발시켜 부피를 줄이거나, 탈염을 통해 농업·공업용수로 재사용하는 기술이 현재 시험 단계에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겪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