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지표 둔화에도 금리 반등…"점진적 회복 신호"
달러 소폭 강세 전환…연간으론 8년 만의 최대 낙폭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금리는 연말을 앞두고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소화하며, 내년 초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추가 단서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1.2bp(1bp=0.01%포인트) 오른 4.127%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0.4bp 상승한 4.808%로 소폭 올랐고, 연준의 정책 기대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1bp 내린 3.454%를 나타냈다.
경기 기대를 가늠하는 지표로 주목받는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 차는 67bp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6% 안팎으로 반영하고 있다.

◆ 연말 관망세 속 미 국채 금리 보합권
이날 국채 금리는 주택시장 관련 지표 발표 이후 소폭 상승했다.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에 따르면 10월 미국 주택 가격은 1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기존 주택 매매 계약 건수도 시장 예상(1% 증가)을 웃도는 3.3% 증가를 기록하며, 주택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12월 FOMC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미국 경제가 직면한 위험을 둘러싼 매우 신중한 논의를 거쳐 이뤄졌음을 밝혔다. 의사록과 함께 공개된 연준의 최신 전망에서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1회로 제한했으며, 인플레이션이 다시 둔화되거나 실업률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지 않는 한 당분간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2026년 전체 기준 약 50bp 수준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지만, 연준의 정책 방향에 대한 확신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FX스트리트의 조지프 트레비사니 선임 애널리스트는 "연준 정책에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만큼, 달러와 국채 금리 모두 제한적인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새해 들어서는 결국 경제 지표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달러 소폭 강세 전환…연간으론 8년 만의 최대 낙폭
외환시장에서는 미 달러가 연준 의사록 공개 이후 소폭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19% 오른 98.19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18% 하락한 1.1751달러에 거래됐고, 파운드화도 0.3% 내린 1.3467달러를 나타냈다. 다만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올해 들어 각각 13%, 8%가량 상승하며 연간 기준으로는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연초 이후 약 9.5% 하락해 8년 만에 가장 큰 연간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 기대와 주요국 간 금리 격차 축소, 미국의 재정·정치적 불확실성이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엔화는 달러 대비 0.2% 약세를 보이며 달러당 156.39엔에 거래됐다. 다만 최근 엔화는 일본 당국의 구두 개입과 일본은행의 정책 대응 가능성이 거론되며 급격한 약세 국면에서는 벗어난 모습이다.
한편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돌파했다. 역내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7위안 아래로 내려가며 위안화 가치가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말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에 나선 가운데, 달러 약세가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연말 휴장 국면에 접어들며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태다. 시장에서는 최근 며칠간의 가격 움직임을 과도하게 해석하기보다는, 새해 초 발표될 물가·고용 지표가 국채 금리와 환율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