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집권당, 사사건건 EU와 충돌… 친푸틴 성향에 우크라 지원도 반대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두 달 후 실시되는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빅토르 오르반 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대폭 낮추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유럽 내 대표적인 친러·친푸틴 성향으로 평가되고 있는 오르반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그에게 지지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U 집행위와 헝가리는 그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 등의 사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오르반 총리는 EU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1998~2002년 한 차례 총리직을 역임한 뒤 2010년 다시 집권에 성공해 현재까지 16년째 연속으로 권좌를 지키고 있다.
헝가리 총선은 오는 4월 12일 실시된다.

FT는 사정에 정통한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EU 당국자들이 최근 헝가리 선거에 개입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또 오르반 총리의 반(反) EU 캠페인에 명분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가 속한 민족주의 성향의 집권당 피데스(Fidesz)가 16년 만에 집권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아이디어 인스티튜트(Idea Institute)' 지난 1월 31일~2월 6일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 야당인 티서(Tisza)당이 48%를 기록해 피데스(38%)를 1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비슷한 시기 결과를 발표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티서당은 7~8%의 우위를 점했다.
한 EU 외교관은 "EU 집행위가 헝가리와 관련해 대대적인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은 선거 개입으로 비칠 위험을 피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페테르 마자르 티서당 대표는 15일 선거 연설을 통해 "집권할 경우 헝가리의 EU 내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에 있다. 우리가 유럽을 필요로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유럽도 우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EU 내 최대 골칫거리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군사 지원과 EU 가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EU 집행위도 헝가리 정부의 사법 독립성 훼손과 인권 침해 등을 들어 약 170억 유로 규모의 지원금을 동결한 상태다.
오르반 총리는 EU가 민주주의 법과 절차 등을 요구할 때마다 "EU가 헝가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 기간 동안 티서당과 마자르 대표에 대해 "EU 집행위에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꼭두각시"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다각도로 오르반 정권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오르반의 EU 비난 발언은 미국의 마가(MAGA) 진영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왔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16일 헝가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