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피지컬 AI가 현실서 보고판단하며 움직이는 시대다
- 국방은 다수 이기종 무인체계의 자율협업이 핵심이다
- 정부는 개방형 구조와 상호운용성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인공지능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안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단계를 넘어 현실에서 직접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의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이나 드론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단순히 설치하는 기술이 아니다. 센서로 주변 상황을 살피고, 위험과 임무를 판단하며, 실제로 이동하거나 작업한 뒤 그 결과를 다시 학습하는 지능형 체계이다.
국방 분야에서 피지컬 AI가 중요한 이유는 무인기 한 대의 성능보다 여러 종류의 무인체계가 얼마나 잘 협력하느냐가 미래 전장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밤중 우리 해안으로 정체불명의 소형 선박이 접근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먼저 공중 정찰드론이 의심 선박을 발견한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지휘통제소뿐만 아니라 무인수상정에도 전달된다. 무인수상정은 선박에 가까이 접근해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무인잠수정은 수중 침투 가능성을 확인한다. 지상무인차량은 예상 상륙지점으로 이동하고, 다른 드론은 통신중계 임무를 맡는다.

이 과정에서 정찰드론 한 대가 고장 나더라도 작전 전체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 남아 있는 드론들이 정찰구역을 다시 나누고, 통신이 끊긴 장비의 임무를 다른 장비가 넘겨받아야 한다. 지휘관이 드론과 로봇을 한 대씩 직접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선박에 접근하지 말 것", "이 구역 안에서 침투 여부를 확인할 것"과 같은 작전목표와 금지조건을 제시하면 여러 무인체계가 상황에 맞게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이것이 다수 이기종 무인체계의 '자율협업'이다. 동일한 드론 여러 대가 줄지어 움직이는 단순한 군집비행과는 다르다. 공중·지상·해상·수중에서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무인체계들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체계의 체계'인 것이다. 문제는 군별·사업별·업체별로 무인체계의 데이터 형식과 통신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육군의 지상로봇, 해군의 무인수상정, 공군의 드론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장비라도 통합작전에 활용하기 어렵다.
이는 서로 다른 회사의 스마트폰이 통화도 되지 않고 사진이나 문자도 주고받을 수 없는 것과 같다. 특정 업체가 만든 폐쇄형 체계에 의존하면 새로운 센서나 AI 프로그램을 추가할 때마다 시스템 전체를 다시 개발해야 한다. 비용이 증가할 뿐 아니라 기술 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개별 무인기 구매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장비가 위치, 위험정보, 임무상태 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공통 데이터와 통신규격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레고 블록처럼 교체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도 필요하다. K-MOSA와 같은 개방형 체계구조가 단순한 권고에 머물지 않고 무기체계의 제안요청서, 계약, 시험평가 및 성능개량 과정에 실제로 적용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다만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하나만 개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 법은 주로 방위산업기술의 유출과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이기 때문이다. 무인체계의 상호운용과 자율협업을 실현하려면 「방위사업법」과 「국방정보화 기반조성 및 국방정보자원관리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 국방정보화업무훈령 및 무기체계 시험평가 기준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
우선 무인체계 사업을 추진할 때 개방형 구조와 상호운용성을 의무적인 요구성능으로 정해야 한다. 업체가 서로 다른 장비를 함께 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제 시험을 통해 증명하도록 해야 한다. 기술보호를 이유로 필요한 연결까지 차단해서도 안 된다. 보호해야 할 핵심기술과 여러 체계가 공유해야 할 인터페이스를 구분하여 '보안'과 '개방'을 함께 달성해야 한다.
조달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대형 무기체계를 완성한 뒤 한꺼번에 납품받는 방식만으로는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따라가기 어렵다. 민간의 우수한 센서·통신·로봇 기술을 짧은 주기로 군 현장에서 시험하고, 검증된 부품과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교체·확장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인간의 통제는 분명해야 한다. 자율협업을 확대한다고 해서 인간의 통제를 줄여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사람이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일을 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미래 전장에서 필요한 것은 혼자 모든 임무를 수행하는 '영웅적 무인기' 한 대가 아니다. 인간의 지휘 아래 서로 다른 무인체계가 믿을 수 있는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능력이다. 우리 국방 법제도 이제 개별 장비의 도입과 기술보호를 넘어 개방형 구조, 상호운용성, 인간의 통제와 책임을 갖춘 '자율협업체계'를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인터넷주소분과위원회, 웹콘텐츠 활성화위원회 자문위원, 강동구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 위원을 역임했다. 공공기관 대상 법령입안강의를 하며, 대학에서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정보보안법, 디지털증거법, ICT트러스트공학, 일반 산업안전, 중대재해법 등을 강의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해인예술법연구소, 숙명여대 초빙교수, 단국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