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자금조달 문제없다" 일축
-컨소시엄 계열사 및 투자자 포함, 4조원 가량 확보
-그룹 내부적으로는 "자금조달 문제없다" 분위기
[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이 축배를 마셨다. 채권단은 16일, 현대그룹을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채권단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입찰가에서 승기를 잡았다.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보다 4000억원 정도 높은 5조원 이상의 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시장에서는 실제 자금조달이 어떻게 이루어지게 될지 초점을 모으고 있다.
채권단이 이미 이에 대한 현대그룹의 증빙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겠지만 시장에서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상황이다.
실제 2008년 말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화그룹은 실사 과정에서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고 잔금 납부 및 본계약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현대그룹 측은 "자금조달 계획은 이미 채권단에 증빙서류로 다 들어간 부분"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현대그룹은 자금조달 문제에 대해 인수전이 진행되는 내내 구체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다만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현대로지엠 등 계열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만큼 자금조달 불확실성은 그룹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자신하는 분위기다.
현재 현대상선의 현금성 자산은 약 7300여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2조원 가량을 마련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회사채 발행 등을 합쳐 3000억원 가량 조달이 가능하다. 현대증권도 현금성 자산만 1700여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당초 전략적투자자로 현대그룹 컨소시엄에 합류하기로 했던 독일 M+W그룹이 불참선언을 했지만 이 자리를 동양종합금융증권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해 공백을 메웠다. 동양종금증권은 최대 8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현대건설 인수를 수년째 준비해온만큼 그룹 차원에서 확보하고 있는 추가 자금여력도 1조원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번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 방어도 문제가 없어진다. 순환출자 구조의 그룹 지배구조상 현대상선의 현대건설 지분 8.30% 확보는 이번 인수전에 사활을 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또, 현대건설 인수로 그룹의 재계 서열도 현재의 21위에서 14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그룹 총 자산은 22조 3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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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