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전에 발표
[뉴스핌=변명섭 기자] 흐지부지될 것 같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가 곧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지분(51.02%) 인수에 따른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 결정 전에 결과를 내놓기로 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주목할 점은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를 내야 할 2월말까지 결과가 나올 수 있느냐다. 늦어진다면 외환은행 인수 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하나금융에게 큰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3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안을 승인하기 전에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며 "현재 논의 중에 있는 사안인 만큼 어느 시점에 정확히 결론을 낸다고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심사결과 발표 시점을 대략적으로나마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론스타가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에 팔기로 한 마당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분석이 금융권에서 나오던 터였다.
금융위가 움직이기 시작한 데는 시민단체들의 법적 행동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0일 김용덕 전 금감위원장, 전광우·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성명에서 "론스타가 산업자본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고의로 판단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결과가 언제쯤 나올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전까지 내놓기로 했기 때문에, 미뤄 짐작할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에 대한 자회사 편입신청은 지난해 12월 13일이다. 60일 이내에 금융위는 예비승인여부를 내려야 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에는 자회사 편입 승인건의 경우 예비승인 없이 본승인이 바로 이뤄졌다.
문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대단히 까다로운 사안이기 때문에 이른 시점에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7년 7월부터 론스타의 자본 성격이 산업자본인지 금융자본 인지 심사에 착수했으나 3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결론내지 못했다. 또 미국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다양한 성격의 자본이 뒤섞여있어 이를 금융 혹은 산업자본의 하나로 규정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금융위원회가 자회사 편입 승인 전에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를 내놓기로 결정한 만큼 이 결정이 늦어지면 승인도 그만큼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승인절차에 따라 예정대로 승인안이 금융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가더라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융위원회 의결이 멈출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는 것.
이처럼 당국 승인이 연기될 경우 승인 연기가 하나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예정됐던 하나금융으로 투자자금이 원활히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금융위 승인이 중요한 변수"라며 "당국이 묵인하는 과정에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결국 하나금융지주 에 다시 인수되는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 인수 승인이 늦어지면 투자자를 모으는데 한계에 부딪치게 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변명섭 기자 (bright07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