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중국 정부가 그동안 유동성과 인플레이션 조절을 위해 매 년 발표하던 은행권 신규 대출 목표치를 이번 양회 기간에 발표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신규 대출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다른 방식으로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경제 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올해 은행권의 대출 목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은행감독위원회(CBRC) 역시 올해부터 신규 대출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방침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주요 관료들과 은행권 고위 인사들은 정부가 신규 대출을 대신해 유동성을 파악할 수 있는 광범위한 지표인 '전국 융자 총량(total national financing)'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정부 관료들은 정부가 올해 공식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아도 올해 은행 대출 증가세가 완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새로운 '융자 총량' 지표가 유동성을 더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런민은행(PBoC)는 지난달 경제에 유입되는 총 신용 공급량을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PBoC는 이 지표가 과거 위안화 신규 대출보다 재정 여건에 대해 명확한 구도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중국 은행 관계자들은 PBoC가 새로운 유동성 지표와 함께 개별 은행들의 대출 규모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지도 지침'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PBoC가 개별 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분화하는 조치를 통해 은행들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공상은행의 양 카이쉥 행장은 "은행들은 높은 지급준비율을 바라지 않는다"며 "정부의 조치가 자연스럽게 은행들의 행동에 반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PBoC가 사회적 융자 총량 목표치를 명확하게 제시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정책당국의 지도 방향을 시사하는 수준에 그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에버브라이트 그룹의 탕샹닝 회장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융자 총량 지표를 적용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복잡한 시스템을 감안하면 이 지표로 유동성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