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올해는 은행들의 실적이 급신장할 것입니다"라는 얘기가 연초부터 금융권과 증권가에서 정설처럼 굳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세, 금리 상승 여기에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올해는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게 근거였다.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1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전망을 실제로 확인시켜줬다. 이에 올해 순이익이 2조원대를 넘어서는 '2조 클럽'에 줄줄이 가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 1분기에 확인된 은행들의 수익력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이 모두 5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음달 4일 장마감후 나올 신한지주 역시 6000억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은 1분기 중 7575억원의 순익을 올려 작년 4분기 340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작년 1분기의 6145억원에 비해 23% 증가했을 뿐만아니라 지주사 설립후 4년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도 5407억원으로 작년 4분기 350억원의 15배를 웃돌았다. 기업은행도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인 567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은 389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9.9% 급증했다.
신한지주의 1분기 순이익 또한 65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 NIM 개선 + 충당금 감소 + IFRS 도입 효과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은 △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자이익이 증가 △ 자산건전성 개선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 △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효과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KB금융의 NIM은 전분기보다 0.17%포인트 오른 3.06%로 3%대에 진입했다. 우리금융의 NIM 또한 1분기 중 2.53%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2.18%, 2.39%의 NIM을 기록했었다.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NIM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건설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우리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3.5%와 1.15%로 전분기보다 소폭 나빠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연체율은 1.0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로 전분기보다 각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회계기준 IFRS의 적용으로 손실률이 낮아지고, 충당금을 적게 쌓아 이익 규모가 커진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은 작년 1분기 충당금으로 3687억원을 쌓았지만 올해는 3400억원에 그쳤다. 우리은행 역시 작년 5280억원에서 올해 2700억원으로 줄었다.
◆ 2분기에 현대건설 매각이익 추가...연간 2조원대 예상
금융권과 증권가에서는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있다.
일단 현대건설 매각이익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현대건설 매각이익은 세전으로 9000억원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은 KB금융이 2분기에도 750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효과 지속에 따른 NIM 상승과 대출성장 증가에 따라 이자이익이 전분기보다 2.3%, 비이자이익이 2.5% 각각 2.5% 증가할 것이라는 것.
올해 금융지주사들은 순이익은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 컨센서스는 KB금융 2조 5071억원, 우리금융 2조 1803억원, 신한지주 2조 9161억원, 하나금융지주 1조 2679억원 등이다. 외환은행의 순이익 전망치는 1조 5778억원으로 하나금융지주가 인수에 성공한다면 연간 순이익이 3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기업은행의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 6836억원이다.
현대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대손비용의 안정, 순이자마진(NIM)의 확대 등 실적과 관련된 펀더멘탈의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어 KB금융은 올해 예상치대로 3조원에 근접한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은행 순이익을 지난해에 비해 70% 급증한 13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금리인상에 따라 NIM이 상승하고, 부동산PF 및 한계기업 정리에 따른 대손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은행들의 펀더멘털 개선추세는 유효하다"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