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달 연속 '엇박자' 금리동결·인상
[뉴스핌=김민정 기자] 예상을 벗어난 깜짝 금리인상에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한국은행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리를 인상할 것처럼 시그널을 보낸 후 동결을 결정한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엇박자를 내자 불신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동결과 인상의 근거가 각각 명확하지 않아 시장에서 예측하기 어렵고, 김중수 총재의 기자간담회 멘트도 시장에 시그널을 주는데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1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금통위 이전에 시장 컨센서스는 동결로 모아졌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대외 불확실성'을 근거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이달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이 이달말에 종료된다는 점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김중수 총재 역시 양적 완화 종료에 대해 큰 이벤트로서 관심을 표명해 왔다.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이 부담스러웠지만 4월 4.2%에 이어 지난달 4.1%를 기록,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금통위는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근원 소비자물가가 하반기에 소비자물가를 역전할 것에 선제대응한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반응이다.
또 하나 기획재정부가 내놓는 그린북에서 '인플레 기대심리'가 언급될 때마다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는 점에 시장에서는 의혹을 갖고 있다. 한은이 독자적인 판단보다는 '정책공조'라는 명분으로 정부 눈치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꾸준히 지적된 김중수 총재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비판도 작지 않다.
김 총재는 금통위 전날인 지난 9일 한국은행 61일주년 기념 호프데이 행사에서 "세계적이면서도 시장과 함께 가는(marketable) 한국은행이 될 것"을 역설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는 "시장이 가진 정보와 우리가 가진 정보가 다르다"며 소통 문제에 대한 답변을 일축하기도 했다.
한 선물사 채권브로커는 "글로벌 불확실성 때문에 지난 달 금리를 동결해 놓고 상황도 변하지 않았는데 근원 물가 들먹이며 기준금리 올린 것 자체가 코메디다"고 비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신임 재정부장관이 물가를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란 점, 그린북의 물가 언급, 그리고 만장일치 결정 등을 이유로 '냄새가 난다'고 전했다.
유진투자선물 김남현 애널리스트는 "김 총재 스스로 지난 달 중순 이후 꾸준히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그 예로써 지난달 20일 은행장 간담회시 "IMF의 리더십이 유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유럽 재정악화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8월에도 이같은 전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라면서 "김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시장참여자를 포함한 여러분과의 의사소통을 강조했지만 이쯤되면 소통의 부재를 넘어 불통에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