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학선 기자> |
[뉴스핌=안보람 기자] 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KB금융지주 자사주 9.05% 모두를 매각했다. 그간 KB금융 주가의 발목을 잡던 '오버행(잠재매물)' 부담을 제거한 것. 이에 증시에서 주가 상승으로 화답하고 있다.
KB금융은 8일 자회사인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취득한 KB금융의 지분 9.05%를 해외 장기투자자들에게 클럽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전날 종가 5만 3500원에 약 3.2%의 할인율을 적용한 5만 1800원. 매각 총액은 1조 8112억원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자사주 매각은 그간 KB금융 주가 상승의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사주를 주당 5만 7170원 수준에 사들여 KB금융 주가는 이 수준을 넘지 못해왔다. 낮은 주가가 자사주 매각을 가로막는 악순환이 나타나기도 했다.
어윤대 KB금융회장이나 민병덕 KB국민은행장 역시 낮은 주가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해 왔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우리금융 매각이 끝나면 KB주가가 회복되지 않겠냐"고 언급했고, 어윤대 KB금융회장은 지난 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9월까지 기다리자고 하는데 내부에서는 말을 다르게 한다"고 말했다.
다만 9월 25일로 정해진 자사주 매각 기한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자사주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자사주 처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등의 패널티를 받게 되기 때문. 매각시한이 임박할 경우 가격협상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이에, 매입단가보다 주가가 낮지만 현재 가격에서 팔아도 손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어윤대 KB회장은 "골치꺼리로 생각했던 9%에 해당되는 자사주가 팔리고 나면 30% 올라가 있을 것"이라며 "자사주 매각분은 증자개념으로 손익계산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단순비교해보면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국민은행은 1877억원 가량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매입단가보다는 낮지만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예상보다는 할인율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 김인 애널리스트는 "할인율이 높으면 기관투자가들이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3.2%로 낮았다"며 "매수처도 해외 75%, 국내 25%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단기에 차익실현할 운용체들이 아닌 만큼 KB금융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증권 심규선 애널리스트 역시 "KB금융지주는 오버행 이슈가 주가 상승의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블록세일을 통해 처분돼 밸류에이션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며 "주가가 오를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9월 지주 출범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등이 행사된 KB금융 지분 19.2%(7360만주)를 인수했으며, 포스코, SK텔레콤 등과 맞교환 등의 방식을 통해 지분을 줄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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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