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대 해석 보다 법 규정 지키는 것으로 봐야
[뉴스핌=고종민 기자]
- 업계, “법 규정에 따른 삼성카드 지분 현금 유동화 수준”
- 삼성, “순환출자 구조가 수직 구조로 바뀌는 게 공식적인 입장”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지배구조의 본격적인 변화로 이어진다는 해석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이 성급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4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삼성카드가 보유중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를 오는 2012년 4월까지 5% 미만으로 축소해야 하는 이슈가 부각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공개(IPO) △블록딜로 제3자에게 매각 △삼성그룹 내 비금융 계열사에 매각 등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 유입 규모가 지배구조 변화로 이어지기에는 미미한 수준이고 법제도의 변화도 필요한 만큼 삼성카드의 현금유동성 확대 이외의 해석은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정비에 있어 비용이 적게 드는 시나리오를 찾아야한다”며 “3세 경영인의 지분이 많은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전환되려면 자회사 상장사의 경우 지분 20%, 비상장 지분은 40%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지배구조 개편의 본격화로 보는 것은 무리다”며 “지배구조 개편 해석은 삼성 그룹 3세들(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보유 지분매각 또는 상호 지분교환(스왑)을 통한 자금 마련과 비용 절감 움직임을 보였을 때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용기 현대증권 팀장은 “이번 매각 건은 삼성카드에서 지분을 매각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수 있다”며 “큰 틀에서 보면 공정거래법이 개정돼야 삼성그룹이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지분 처리가 10월 중에 마무리되려면 기업공개(IPO)는 어렵다”며 “예상되는 부분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장외시장에서 블록딜을 통한 파킹일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는 "해외 우호 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해 순환출자 고리는 유지될 것”이라며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해도 에버랜드 대주주는 이건희 회장 일가다”고 덧붙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 이슈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아직 구체적인 3세 계열 분리나 경영권 승계를 논할 시점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삼성 측은 공식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으로 인정하지만 계열분리 언급은 회피하고 있다.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내년 4월까지 지분을 팔아야 한다”며 “‘카드-에버랜드-생명-전자-카드’ 순환 구조가 ‘에버랜드-생명-전자-카드’의 수직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지주회사 전환이나 계열분리 염두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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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