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하이·한화 낙관론, 대우·동부 신중론
새해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내년 증시를 가늠해보느라 분주하다.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및 경기 둔화라는 악재가 짓누르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 소식이 또하나의 불확실성을 더했다. 새해 2차례의 대규모 선거가 예정돼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반면 유럽이 공멸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경험했듯 유동성 확대에 따른 랠리, 중국의 긴축 완화 전환 가능성 등은 내년 증시의 호재로 꼽힌다.
온라인 경제종합미디어 뉴스핌은 국내 23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내년 증시 전망와 대안을 듣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뉴스핌=문형민 기자] '2400 시대' 신기원을 여는가, 1500대로 내려앉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인가'
뉴스핌이 국내 23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하 센터장)을 대상으로 내년 증시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스피 전망치의 평균은 1709~2800으로 집계됐다. 전망치 상하위 3개사를 제외한 17개사의 평균치는 1712~2284였다.
증권사 리서치헤드들은 새해 증시가 올해와 비슷한 양상일 것이라고 본 셈이다. 올해 코스피는 1700을 저점, 2230을 고점으로 기록했다. 다만 다른 것은 올해는 상반기 강세, 하반기 약세인 '상고하저'였다면 내년엔 '상저하고'로 바뀐다는 것이다.
내년 2~4월 유럽 재정취약국들의 국채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옴에 따라 유럽발 리스크가 상반기까지는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 실마리를 찾는다면 하반기부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얘기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센터장, 박연채 키움증권 센터장,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 ,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 조윤남 대신증권 센터장,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센터장,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센터장, 최석원 한화증권 센터장, 윤 석 삼성증권 센터장,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센터장, 우영무 HMC투자증권 센터장,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센터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센터장, 신남석 동양증권 센터장, 송상훈 교보증권 센터장, 용대인 동부증권 센터장, 구자용 대우증권 센터장, 김철범 KB투자증권 센터장,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센터장, 이동섭 SK증권 센터장, 박희운 KTB투자증권 센터장, 임진균 IBK투자증권 센터장, 오성진 현대증권 센터장 |
◆ 최고치를 2400대로 예상한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증권
내년 증시를 상대적으로 낙관한 증권사 센터장은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증권이었다. 이들은 내년 최고치를 2400대로 전망했다.
한화증권 최석원 센터장은 설문에 참여한 23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2430을 고점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저점도 평균치를 밑도는 1680을 제시했다. 상하 밴드가 750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내년 증시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본 것이다.
키움증권 박연채 센터장과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센터장은 똑같이 고점 2400, 저점 1700을 전망했다.
낙관적으로 접근한 센터장들은 ▲ 유럽발 리스크가 내년 1~2분기 중 해소되고 ▲ 중국의 긴축 완화로 돌아서 성장률이 8% 후반대에 이를 것이라는 데 비중을 뒀다.
키움증권 박 센터장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8.5~9.0% 수준으로 예상하며, 글로벌 수요가 크게 위축되지 않고,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조윤남 센터장은 내년도 밴드를 1850~2300으로 제시했다. 올해 증시에 비해 하락이 제한되는 반면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 낙관론이다.
우리투자증권, SK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도 내년도 저점을 1800으로 전망, 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 1600선 붕괴를 예상한 대우증권, 동부증권
반면 상대적으로 신중한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대우증권과 동부증권이다. 이들은 내년도 저점을 1550선으로 봤다. 최고치 역시 2100(대우증권), 2200(동부증권)으로 올해 고점보다 낮게 예상했다.
대우증권 구자용 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 "유럽중앙은행(ECB)가 국채 매입 확대에 나서는 시점에서 유럽 리스크가 진정될 것"이라고 전제한 후 "ECB 역할 증대는 유럽 정치인들의 선택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구 센터장은 또 내년 증시의 리스크 요인으로 '선거국면에서 나올 수 있는 주주가치에 대한 도전'과 '국가 이기주의 확산'을 꼽았다. 내년도 증시가 경제 외적인 변수로 인해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동부증권 용대인 센터장 역시 ECB 역할 확대와 중국 및 독일의 정책공조, 유로화 가치하락으로 환율에 의한 자동조절기능 회복 등을 유럽문제 해법으로 꼽았다. 그렇지만 국가간 팽팽한 입장 차이 등을 감안할 때 상반기까지 문제 해결이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봄까지 수출 부진과 부동산 경기의 하강 리스크가 크다"며 "연간 성장률은 8.5%를 예상하지만 연중 7% 후반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도 최고치를 올해의 고점(2230) 밑으로 예상한 곳은 대우증권(2100), 현대증권(2140), 교보증권(2150), 신한금융투자 솔로몬투자증권 동부증권(2200) 등이다.
◆ 유망업종은 IT, 자동차...기피업종은 은행, 조선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유망업종(3가지 복수 응답)으로 IT(반도체 포함)와 자동차를 꼽았다. 23명의 센터장 중 18명(81%)이 IT, 13명(54%)가 자동차를 주목했다.
올해 상반기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 업종이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IT · 자동차 투톱이 주도한다는 예상이다.
IT업종의 대표주이자 국내 증시의 맏형격인 삼성전자는 내년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부문이 성장을 지속하고, 이로인해 반도체, AMOLED 등 부품부문도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부품 포함)업종은 내년 발효되는 한미FTA 수혜와 신차효과 등이 호재로 꼽힌다. 일부 센터장들은 중국관련 내수주, 화학업종 등도 유망업종으로 분류했다.
기피업종으로는 은행(금융), 조선업이 꼽혔다. 각각 7명(30%), 6명(26%)의 센터장이 지목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금융기관 부실 우려로 이들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약가 인하에 대한 우려감이 지속되고, 한미FTA의 피해업종으로 꼽히는 제약업종도 주의해야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철강업종의 경우 유망업종과 기피업종에 같이 이름을 올렸다. 세계 경기의 흐름에 대한 전망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설문에 참여한 센터장은 교보증권 송상훈, 대신증권 조윤남, 대우증권 구자용, 동부증권 용대인, 동양증권 신남석,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삼성증권 윤 석,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유진투자증권 조병문, 키움증권 박연채, 토러스투자증권 이원선, 하나대투증권 김지환,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한화증권 최석원, 현대증권 오성진, HMC투자증권 우병무, IBK투자증권 임진균, KB투자증권 김철범, KTB투자증권 박희운, SK증권 이동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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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