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부산의 소주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부산지역의 소주 제조업체 무학과 대선주조가 치열한 갈등을 벌이는 탓이다. 대선주조가 무학의 영업방법에 대해 관계기관에 고발 및 신고의뢰를 하는가 하면 무학도 대선주조를 영업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들의 이같은 법적공방의 배경에는 부산 소주시장의 패권이 얽혀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선주조와 무학의 갈등은 최근 들어 ‘상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선주조는 지난 17일 이례적으로 경쟁사 무학의 울산공장이 불법으로 소주를 제조해오다가 부산지방국세청으로부터 허가취소를 통보받았다고 대대적으로 자료를 배포하면서 갈등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무학의 ‘좋은데이’와 ‘화이트’에 이물질이 나오고 있다는 자료와 함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최근에는 부산지역 일부 술집에서 1000원짜리 지폐를 병에 말아붙인 소주를 판매하고 있고 이 배경에 무학이 있다는 판단 하에 다수의 관계기관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무학이 일선 점포에 대선조주의 ‘즐거워예’를 뺄 것을 지시했거나 대가로 돈을 지불한 정황도 확보, 함께 신고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감정싸움이기 보다는 경쟁사로서 정도경영을 촉구하는 차원”이라며 “각종 이물질 사건 등으로 시민단체 시정을 요구했는데 아직까지 시정이 안돼 공분을 사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학 측도 배수의 진을 친 상황이다.
무학 측은 대선주조의 각종 자료 유포에 대한 고발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최근 시민단체의 무학 비판 전단지를 대선주조 직원들이 배포했다는 정황을 잡고 이를 고발한 상태다.
이에 앞서 무학은 지난해 말부터 대선주조의 신제품 ‘즐거워예’의 출시 불법 이벤트 등에 대해 이미 수차례 고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학 측은 “울산공장 면허취소에 대해 이의신청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며 “미확정 사안을 면허가 취소된 것과 같은 형태로 경쟁사 등에서 음해성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행위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들의 갈등은 법적공방이 더해지면서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로 경쟁사의 도덕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이같은 배경에는 사실 부산 지역의 소주시장 점유율이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전통적으로 부산지역 소주시장은 대선주조의 ‘씨원(C1)’이 강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6년 무학이 ‘좋은데이’를 출시한 이후 급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지난해 무학의 부산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육박하는 상황. 2010년 초 20%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급속도의 성장이다. 무학은 현재 소주업체 3위로 올라섰다.
이에 반해 한때 부산지역 98%의 점유율을 자랑했던 대선주조는 지난해 30% 이하로 내려앉은 상황. 결국 대선주조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했고, 무학 측에서는 추적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미미했던 부산시장에 소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측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 것으로 보인다”며 “비난전 속에서 향후 시장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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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