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김사헌 기자] 유럽 정상들이 최근 유럽 위기의 또 다른 시한폭탄으로 지목되고 있는 은행권에 구제기금을 직접 수혈하고 유로본드를 도입하는 방안을 밀어 부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 논란과 스페인 은행 뱅크런 사태 등을 둘러싼 우려감이 빠르게 고조되면서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오는 23일(현지시각) 브뤼셀에서 예정에 없던 비공식 회동을 갖기로 했다.
20일자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정상들이 5000억 유로 규모 구제기금을 위기의 유럽 은행들의 재자본화에 사용하고 유로본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현재 EU 구제기금은 각국 지역 은행들에게 직접 제공되지 않고 국채 매입 형식으로 각국 중앙은행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채 발행이 늘다 보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
특히 최근 스페인 은행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이 같은 직접 지원 논의 역시도 더욱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스페인 부동산 시장이 거의 붕괴 상황인 가운데 은행권이 부동산 대출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려면 500억~1000억 유로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FT는 유로본드 도입 방안 등이 독일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왔지만,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 이후 지지 세력들의 목소리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유럽위원회 위원장과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등은 이미 이들 방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주말 선진8개국(G8)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미 여러 지도자들로부터 유로본드 발행 지지 의사를 확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번 EU 정상회담에서는 ECB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도 독일이 반대하고 있지만 폴란드 재무장관은 지난주 FT 기고문을 통해 이미 강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 獨-佛 재무, 합의점 찾기 위해 사전 회동
한편, 지난 주말 G8 정상회담이 유로존 위기 해법에 대한 구체적이고 일치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럽 정상회담에 앞서 합의된 해법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빌트 암 존탁(Build am Sonntag)지와 대담을 통해 "프랑스 신임대통령이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제안 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독일 정부는 어떤 것이라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어떤 것도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재정적자를 늘리면서까지 경기를 부양하는 방안은 배제했다.
이후 21일자 블룸버그통신은 쇼이블레 장관이 프랑스 피에르 모스코비치 장관과 이날 베를린에서 회동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는 처음으로 유로화 문제에 대해 발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들 양국 재무장관 회동은 오는 23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루어지는 것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 3차례 짧은 회동을 통해 프랑스의 경제성장 부양 의지와 독일의 재정긴축 의지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 데이비드캠프에서 열린 G8 회담에서 정상들은 성장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란 의지를 확인하면서도 각국별로 올바른 조치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 서로 다른 의견의 절출을 봤다. G8 정상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계속 잔류할 것을 요청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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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