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대형마트에 대한 의무휴무가 시행되는 가운데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가 '의무휴무' 대상에서 빠진 것은 지난해 말 국회 입법과정에 농협이 국회의원들에 대한 조직적인 로비를 폈기 때문이라고 노컷뉴스가 1일 보도했다.
노컷뉴스는 이날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A의원의 말을 인용 "농협이 (하나로마트를 휴업대상에서 빼기 위해) 로비도 하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모든 대형마트에 대한 강제휴무를 결국 관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의원은 "농협은 각 지역마다 (조직이) 다 있지 않으냐"며 "아무리 (추진)하려고 해도 총선거를 앞두고 농협은 못이기겠더라"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지경위는 지난해 말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해 시장·군수·구청장이 대규모점포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의무휴업일을 지정, 명할 수 있도록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대규모점포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를 개정했다.
하지만 단서 조항에 연간 총매출액 중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1% 이상인 대규모점포등으로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대규모점포등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덧붙였다.
이 단서 조항이 농협이 운영중인 하나로마트를 위한 예외조항이라는 것이다.
당시 한나라당 지경위 소속 권성동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단서 조항이 들어간 배경을 묻는 질문에 "농협 하나로마트 때문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농협 하나로마트는 지역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곳이니까 하나로마트까지 규제하면 지역 농민들한테 피해가 가기 때문에 하나로마트를 제외시키려는 조항을 넣자는 주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단서 조항이 없었는데 들어가는 과정에 조직적인 로비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조직적인 로비가 있었는지는 농협 내부사람이나 알지 잘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권 의원한테는 그런 게(로비)가 없었냐"는 질문에는 "지역농협조합장 중에 한명이 전화는 한 것같다"며 "정확히 누구인지는 오래 돼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어 "원래 입법을 하면 이해관계가 대립되니까 이쪽에서도 얘기하고 저쪽에서도 얘기하고 다 한다"며 "다만, 그걸 한다고 해서 다 넘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얘기를 듣고 옳다고 하면 입법에 반영하고 옳지 않으면 입법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서 조항으로 농협 하나로마트를 제외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한나라당이 대형마트에 대해 규제하는 것에 반대했냐"는 질문에는 "한나라당은 그 문제에 대해 당론이 없었다"며 "지경위 위원들 각자의 생각으로 얘기하고 토론했을 뿐이다. 한나라당이 반대했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한나라당이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반대했는데 단서 조항을 넣으면서 민주당과 합의처리를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라며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당시 한나라당 지경위 소속 김재경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단서 조항이 생기는 과정에 농협측의 조직적인 로비가 있었냐는 질문"에 "로비라기보다는 농협측이 제일 문제제기가 많았다"며 "농산물 취급하는 대형마트들이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는데 농협측이 '총대'를 메고 예외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농협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이다.
농협 측이 말한 문제제기는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해야 하는 농협 하나로마트가 강제휴무제가 실시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이다.
한편, 국회 지경위 소속 한 전문위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단서 조항이 들어간 배경에 대해 "신선 식품 얘기 등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것은 하나로마트가 전국적인 분포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전국에 농협 조직이 다 있고 관련된 의원들도 다 지역구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서조항을 만들어 하나로마트를 빼낸 것이 지역구의 눈치를 본 것이냐"는 질문에는 "사실상 그런 것"이라고 답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과정에 농협의 개입이 있었고 사실상 농협의 눈치를 보는 과정에서 단서 조항이 삽입됐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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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