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서비스 잔액 6조원 넘어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이 심상찮다. 최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KB국민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2.09%로 2009년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91%에 비해서도 0.18%포인트 상승했다.
또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2.42%를 기록, 1년전보다 0.58%포인트나 올라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시중은행까지 대출을 줄이면서 신용카드 사용이 늘었지만 제때 갚지 못하면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카드사의 연체율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리볼빙결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여서 가계부채 문제에 더해진다면 금융권 전체로 파장이 번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신용카드 연체율 문제를 진단하는 기획을 3회에 걸쳐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김연순 기자] 지난 3월 말 기준 6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2.09%지만 이는 카드사의 대손상각 효과가 반영된 수치다. 카드사의 대손상각이 반영되지 않은 실질연체율은 더욱 높아진다. 이른바 공식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연체율, 카드사의 실질연체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이지 않는 카드 연체율의 또 다른 핵심은 '카드 리볼빙'이다.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 연체인 리볼빙 서비스 잔액은 6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리볼빙 연체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 숨겨진 연체율 '실질연체율'
통상적으로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의 연체율을 발표할 때 카드사의 대손상각을 제외한 수치를 발표한다. 올해 1분기 6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대를 돌파하면서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중간에 카드사의 대손상각 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손상각도 금융기관의 노력중의 하나여서 카드사 연체율을 상정할 때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카드사가 대손상각을 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한 '실질연체율'은 그 만큼 수치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이 수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카드사 건전성을 살펴보는 보조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도 공개는 꺼리고 있다. 눈에 보이는 카드사의 연체율 수치보다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연체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실질연체율의 경우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연체율 이상으로 큰 숫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질연체율의 수치 만큼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 '카드 리볼빙'이다. 연체율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잠재적인 연체 가능성이 있는 카드 리볼빙이 최근 확산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리볼빙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기 때문에 연체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주요 6개 카드사의 대출성 리볼빙 이용회원 중 60~80%가 연 20%가 넘는 고금리를 물고 있다는 점을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 리볼빙 연체율 가파른 증가세
# 신용카드 사용자 A씨는 3년전 금전적인 사정이 어려워 신용카드 결제대금 450만원을 리볼빙 방식으로 결제방법을 변경해 해당 대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A씨는 약 3년 동안 리볼빙 방식으로 월상환 원금 및 수수료를 납부해 이제 미결제잔액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A씨는 카드사로부터 아직 미결제잔액이 300만원이라고 통보받았다.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 및 은행의 리볼빙 서비스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리볼빙 서비스 잔액은 지난 2010년 말 5조 5000억원에서 2011년 말 6조100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다.
이런 가운데 리볼빙 자산 중 연체채권 비율인 리볼빙 연체율은 급속히 증가추세에 있다. 리볼빙 연체율은 지난 2010년 말 2.93%에서 2011년 말 3.34%로 0.4%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후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3.54%까지 치솟으면서 3개월 만에 0.2%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는 6개 전업카드사의 카드 연체율이 지난해 말 1.91%에서 2.09%로 높아진 것과 비교해도 가파른 상승세다.
리볼빙 서비스 잔액은 연체율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데, 일시상환 및 신용등급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갚아야 하는데 갚지 못해 발생하는 리볼빙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리볼빙 서비스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이 리볼빙이나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으로 카드연체를 막으면서 연체율이 2% 수준"이라며 "리볼빙과 현금서비스가 많이 늘어나고 포화상태가 돼 더 이상 늘릴수 없게 될 경우 앞으로 연체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리볼빙 연체율 뿐 아니라 일반 연체율도 비슷한 상승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급하게 올라간 것은 아니다"면서 "리볼빙, 카드대출 등이 눈에 띄게 올라가면 좀 더 살펴보겠지만 전반적으로 조금씩 올라가다보니 이것만 따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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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