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중화 시대…기업들 뒷받침
지구촌의 순수 스포츠 제전, 런던올림픽이 열렸다. 대한민국의 목표는 '텐-텐(10-10)'이다. 금메달 10개에 세계 10위권 성적이 이뤄지길 온 국민이 염원하고 있다. 올림픽 개막과 함께 재계의 스포츠 사회공헌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스포츠 투자가 올림픽 성적의 한 발판이 됐기때문이다. 기업의 스포츠 투자는 사회적 공헌으로 발전하며 양질의 스포츠 환경조성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뉴스핌은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스포츠 사회공헌 활동과 그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핌=배군득 기자] 올해 프로야구는 전반기에만 47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관중을 동원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꿈의 800만 관중도 무난할 것이라는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전문가들의 견해다.
스포츠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들도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단순히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국내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지출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런던 올림픽 무선통신분야 공식 후원사이자 성화봉송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지난 5월부터 영국 1000여개 도시에서 70일간 펼쳐지는 런던 올림픽 성화봉송 기간동안 홍보 바이크인 `삼성 블루바이크`를 운영 중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기업들은 소비자 공감대 확대와 상품 판매 촉진, 기업이미지 제고 등 ‘세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올림픽이나 프로스포츠 후원을 전략적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을 거치며 국내 10대 그룹은 단순히 물적 지원 뿐만 아니라 국내 스포츠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데 자리매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
올림픽에서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사례를 꼽는다면 단연 삼성이다. 지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첫 후원 기업으로 선정되며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든 삼성은 지금까지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에 단골 후원사로 자리 잡았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무선 통신분야 후원사로 참여,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삼성일가가 총출동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공들이고 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성화 봉송에 대형 LED 스크린을 장착한 홍보 차량 ‘삼성 캐러밴’을 운영하는 등 개막전 열기를 고조시키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영국 1000여개 도시에서 70일간 펼쳐지는 런던 올림픽 성화봉송을 시작하며 올림픽 마케팅 활동을 이어갔다.
성화가 지나가는 도시에서 개최하는 성화 환영 행사인 ‘이브닝 셀러브레이션(Evening celebration)’을 통해 공연과 함께 ‘삼성 모바일 PIN(트레일러 버전)’에서 런던올림픽폰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를 직접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했다.
삼성전자 스포츠마케팅 담당 황성수 상무는 “삼성전자가 실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올림픽이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림픽 기간 중 런던 피카딜리 광장 대형 옥외광고판으로 현지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기아차> |
자동차 업계도 런던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0월부터 런던 피카딜리 광장에서 가로 20m, 세로 10m 규모 옥외광고를 전개하고 있다.
기아차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오성과 한음(오천만 국민의 성원을 한국의 음악으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한국 양궁 선수단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집중 후원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여름휴가 기간을 활용, 런던을 찾아 핸드볼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고 현지 법인도 둘러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박태환 전담팀’을 통해 박 선수가 최고의 환경에서 훈련에 집중해 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면 런던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지 않은 기업들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현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친환경 요소를 더하고 IT기반 스마트 기술과 3D 등 첨단 컨버전기 기술을 접목, TV와 에어컨 등 가전 제품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밖에 CJ제일제당, 농심 등 유통가에서도 올림픽 대표선수를 모델로 채용해 광고를 제작하는 등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근 국내 매출액 100대기업을 대상으로 ‘우리기업의 스포츠마케팅 실태와 향후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런던올림픽 특수여부를 묻는 질문에 ‘올림픽특수가 있을 것이다’는 응답이 60.9%로 나타났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유로존 위기로 세계경기가 불황국면에 접어들면서 가계소비심리와 기업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런던올림픽이 소비를 진작하고 경제활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기업 스포츠 투자, 사회공헌으로 인식되길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조사한 10대그룹 스포츠 지출 자료에 따르면, 프로스포츠 선수단 운영 2951억원, 주요 국제대회 유치 및 개최 714억원, 비인기종목 선수단 운영 471억원 등 모두 4276억원을 지난해 쏟아 부었다.
특히 비인기 종목의 경우 탁구, 레슬링, 양궁 등 18개 종목에서 23개 실업팀을 창설해 스포츠 발전에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이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 중 국내 프로팀이 없는 비인기 종목 32개의 절반 이상을 10대 그룹의 투자와 지원으로 운영된 것이다.
이번 런던올림픽 공식후원사에서 제외된 LG전자는 현지에서 TV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제공=LG전자> |
기업의 이같은 적극적인 투자로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대 그룹이 협회장을 맡아 지원 중인 종목에서 금메달 7개와 은매달 7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하며 종합 7위의 성적으로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비단 올림픽 뿐만이 아니다. 야구, 축구 등 6대 프로스포츠 종목에서는 10대 그룹의 활약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가장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에서만 100~200억원의 적자를 감수하고도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으로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프로팀 운영이 브랜드 인지도 형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오너들의 사회공헌 의지가 없이는 운영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요 기업들의 비인기 종목 지원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부분이 고무적”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의 스포츠 지출이 대부분 마케팅 비용으로 회계처리 되면서 사회공헌이 과소평가 받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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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