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 비중높아 단기 급등락 가능성…차선책 불과
[뉴스핌=노종빈 기자] 금융당국의 단기코픽스 지표금리 개발 노력에도 그동안 불합리하게 유지돼 온 양도성예금증서(CD) 지표금리 문제를 개선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가 단기코픽스 금리를 내놓는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이는 차선책에 불과할 것이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시장의 유동성을 제대로 반영한 실세 지표금리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기코픽스를 구성하게 될 지표들의 대부분이 거래량이 충분치 못해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 CD금리 처럼 또다시 왜곡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이 개발 중인 단기코픽스 지표 구성의 기초가 되는 금융권 자금조달 상품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교적 개념이 명확해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무엇을 넣고 뺄 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하지만 기존 코픽스 금리를 구성하는 조달 상품들 가운데, 요구불로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이 아닌 단기성 상품들은 모두 포함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코픽스의 지수산출 대상 상품에는 CD를 비롯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 등과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자금 운용의 예측성이 떨어지는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은 코픽스 지수산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 코픽스에는 기존 코픽스를 구성하는 상품들 가운데 장기물을 제외하면, 결국 1년 미만의 상품, 구체적으로는 CD 91일물과 RP매도 91일물 또는 120일물, 표지어음매출(6월물), 단기성 예금 등이 주로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비교적 유의미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RP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품들은 거래량이 유명무실한 상황이어서 유동성 측면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코픽스는 이들을 가중평균한다고 해도 결국 RP 비중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만약 은행들이 단기성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RP를 많이 내놓게 될 경우 이는 단기 코픽스 금리의 급변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금융위의 접근 방식은 거래량이 별로 없는 것 여러가지를 묶음으로써 새로운 금리 인덱스를 만들겠다는 개념"이라며 "하지만 결국 새로운 지표 금리가 시장 대표성을 가지고 있느냐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RP의 경우도 은행에서 연말 등 자금이 모자라는 시기가 되면 일시에 금리가 확 올라갈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시장 왜곡 현상에 의한 금리 급변이 부득이하게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일각에서는 모든 혼란의 출발점이었던 CD금리로 다시 돌아가 이에 대한 활성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는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 CD금리를 단시일 내 폐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라며 "결국 CD금리의 활성화 측면에서의 원론적 보완책 마련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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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