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세법개정] 백운찬 세제실장과 진주대첩 ‘애나가’

기사입력 : 2012년08월20일 18:11

최종수정 : 2012년08월22일 08:50

- "올해 세법개정안 아쉽다, 금융세제는 반드시 도입하겠다"

[뉴스핌=이기석 기자] “애나가?” “애나다”

과천정부청사 1동 6층.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위치한 이곳에서 ‘애나가’ 하는 구호가 비록 소리는 나지 않지만 마치 쩌렁쩌렁 울리는 듯 각 국과 과 사무실에 팽팽한 비장미를 전파하고 있다.

‘애나가’라는 구호의 선창은 단연 백운찬 세제실장의 입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이내 세제실 국장 이하 말단 직원들이 이에 일치된 후창으로 업무의 전열을 가다듬는다.

‘애나가’라는 구호는 정부가 지난 8일 <2012년 세법개정안>을 공표한 이후 세제실 외부까지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이후 8월초까지 밤샘 작업을 불사하며 마무리된 세법개정 작업에 대한 여론의 반향이 뜨거워진 탓이다.

최근 백운찬 실장은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처음으로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세법개정안에 대한 여론의 일차적인 반응의 의식하는 발언으로 운을 뗀 뒤 “애나가”라는 구호를 던졌다. 그리고 그에 대해 “애나다”로 화답을 해달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세법개정안 발표 이전이나 직후까지도 세법개정안 작업과 마무리, 그리고 새누리당과 가진 당정협의 과정에서 추가된 요구사항들을 반영하느라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만날 기회를 주지 않았던 터여서 갑작스럽게 나온 구호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애나가’는 “진짜야? 정말이야?” 하는 경상도 사투리였다. 백운찬 실장도 “‘애나가’는 일반사람들이 ‘진짜야?’, 영어로는 ‘Really?'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지요” 하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게 ‘애나가’의 온전한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백 실장은 “‘애나가’의 애는 창자라는 말입니다”하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애나가’라고 하면 ‘창자가 나가’ 하는 말이 됩니다, 그게 온전한 뜻입니다”라고 말했다.

‘애’는 순수 우리 옛말로 창자라는 말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전장에서 쓴 <난중일기>에 “한산섬 달 밝은 밤에/수루에 홀라 앉아/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茄)는 남의 애를 끊나니”라는 시에서 ‘애’와 같은 말이다.

그렇다면 “애나가?” “애나다”는 “창자가 빠져나올 정도로 죽을 힘을 다할 건가?”는 물음에 “다하겠다“는 뜻인 셈이다. 올해 세법개정 작업을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하고 세상에 공표한 이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각종 반대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비장한 각오를 표출한 구호인 셈이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의 침략에서 나라를 구하고자 전장에 임할 때 병사의 자세를 말한 “죽기로 싸우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의 정신과 맥을 같이 하는 백운찬식 구호이자 세제실 직원들의 전열정비를 위한 자기기강의 함축어인 것이다.

올해는 임진왜란이 발발된 지 꼭 4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역사학계에서는 임진왜란을 조일전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1592년 발발해 갑자년(60년)이 7번이나 지난해가 바로 올해이다.

‘애나가’라는 구호의 연원은 임진왜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진주목사 김시민이 이끈 진주성 전투에서 처음 등장했던 ‘암구어’라고 한다.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기 위해 조선군 내에서 아군인지를 식별하기 위해 썼던 ‘암구어’라는 것이다.

진주성 전투는 1592년 8월 진주목사로 부임한 김시민이 9월과 10월에 걸쳐 3000명의 조선군을 이끌고 의병들의 도움을 받아 3만명의 일본군을 물리친 전투로 진주대첩으로 불린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과 권율 장군이 이끈 행주대첩과 함께 임란 3대첩(壬亂三大捷)으로 꼽힌다.


※사진: 기획재정부 백운찬 세제실장이 지난 8일 <2012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백운찬 실장은 올해 금융세제를 도입한 것이 세법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애나가’ 진주대첩에서 첫 사용, “금융세제 반드시 도입 정비해야 한다“

백운찬 실장(사진)은 1956년 경상남도 하동 출신인데, 진주에서 정훈장교를 하던 시절 ‘진주대첩’과 ‘애나가’를 알게 됐다고 한다. 국민들을 왜군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조세저항을 극복하고 세법개정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실상 올해 세법개정안의 한계는 뚜렷하다. 당초 조세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시작을 했지만 글로벌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국내 경기마저 침체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막상 제대로 할 것들을 손대지 못했다. 재정건전성과 국가신용등급, 가계부채 등의 현실적 제약 속에서 손을 대려고 시도했지만 막판에 다시 손을 거두는 일도 있었다.

실제로 올해 연말로 일몰이 되는 비과세 및 감면제도 103개 중에서 불과 24건만 폐지하고 26건을 정비하는 데 그쳤다. 소득세에 대한 과표구간 조정 등을 손을 대지 못하는 바람에 정부 발표도 ‘세제개편안’이 되지 못하고 ‘세법개정안’에 머물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기조 유지 및 친기업 정책으로 기업 관련 세제를 손댈 수 없는 한계가 있기도 했지만, 비과세 감면 제도 중에서는 기업 관련 세제지원은 투자 등 내수활성화를 위해 대부분 3년이나 일몰기한을 연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법개정안에서는 금융세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체계를 잡고 비과세 및 감면 제도를 정비하려는 의지를 담았다. 금융종합과세의 과표를 3000만원으로 낮추고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의 대주주 주식양도차익의 과세대상을 확대했다.

100세 시대와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에 대비해 연금소득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퇴직소득에 대한 과세를 정상화하면서, 고액체납자에 대한 재독촉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차명계좌에 대한 증여추정을 명확하게 하는 등의 성과도 보였다.

아울러 농협과 수협, 신협 등 조합 등에 대한 출자금과 배당금에 대한 비과세를 36년만에 종료하고 5%의 저율분리과세를 도입하고,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를 종료하는 대신 재형저축을 도입하는 등의 보완책도 내왔다.

그렇지만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반발과 조세저항 움직임이 터져 나오고 있다. 비과세 혜택을 받았던 시절의 보호막을 연장시키려는 반발과 새로운 금융세제에 대한 반론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9월말 국회로 넘어가면서 다시금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백운찬 실장은 “실상 올해 세법개정안에서는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해 맘 먹은 수준에서 1/3 정도만 반영했다”며 “그렇지만 올초 금융세제팀을 만든 취지를 살려 금융세제에 대해서만은 잘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백 실장은 “금융세제는 사무관 시절부터 세제의 사각지대로 여기고 세제실장이 된 입장에서 제대로 체계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무원들도 금융을 알면 세제를 모르고 세제를 알면 금융을 모르는 현실에서 양쪽의 알게된 상황에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백 실장은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대를 맞아 그 체계에서 경쟁을 하면서 성장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이 발달하고 규모도 커지는 만큼 금융세제에 대해 반드시 체계를 잡는 시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운찬 실장은 행정고시 24회로 일선 세무서에서 공직을 시작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재경부 조세지출예산과장, 소득세제과장, 근로장려세제추진기획단 부단장, 부동산 실무기획단 부단장을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관세정책관, 재산소비세제정책관을 거쳐 세제실장으로 올해 세법개정 작업을 총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민주 이미 해리스 후보 추대 움직임"...러닝메이트도 거론 [뉴욕=뉴스핌] 김근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이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교체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그동안 자신의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유지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왔지만 민주당은 이미 그녀를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오는 8월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이 이 같은 결정을 따라주기를 설득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과 당의 고위관계자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내분과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이 같은 구상을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교체 후보가 돼야, 바이든 선거 캠프의 막대한 규모의 정치자금과 선거조직도 잡음 없이 승계돼기 때문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다만 문제는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더라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일 발표된 CNN 방송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 대결할 경우 45% 대 47%의 지지율을 보였다. 오차범위 내 박방이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2%포인트(p) 뒤지는 결과다.  이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그룹은 정치자금 큰손 등을 대상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본선 경쟁력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은 민주당 일각에서 심지어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와 함께 대선을 치를 러닝 메이트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흑인 여성'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는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유력 후보이고,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주지사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힌편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준 타격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거론하며 '래핑(laffin') 카멀라 해리스'라고 조롱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자주 크게 웃고 있으며 '실없는' 모습을 보인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위기 위한 포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적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이를 별명으로 붙여 깍아내리고 공격하는 데 탁월한 수완을 보여왔고,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 대선 토론 직후 바이든 교체론이 불거지자, 민주당 '대한 후보'들을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아예 논의 대상도 안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 2024-07-06 03:26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