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FOMC의 QE 여부 불확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1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양적완화(QE)의 시행 가능성을 분명하게 밝혔다.
시장의 시선이 온통 집중된 가운데 그는 과거 2조3000억달러 규모의 QE 성과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 한편 추가 유동성 공급의 기대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분명히 했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 연준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언급해 추가 QE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연설 후 투자가들 사이에 연준이 추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명학한 공감대가 형성되지는 않았다.
시행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장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QE를 시행할 것으로 장담했다.
반면 경제 펀더멘털이 충분히 악화되지 않은 만큼 시행 의지가 확인된 것과 별도로 연준이 가까운 시일 안에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NBG 프로덕션의 브라이어 소지 주식 애널리스트는 “이날 버냉키 의장은 QE의 가능성을 더 크게 열었다”며 “9월 FOMC 때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가까운 시일 안에 연준이 QE를 시행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그로스는 또 CNBC 방송에 출연해 "연준은 고용시장 개선을 목표로 양적완화를 추진하하고 있다"며 "8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강력할 경우 9월 회의는 쉬어갈 것이지만 실업률이 7%대로 떨어지지 않으면 추가 양적완화에 니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정책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 왔다"면서 "하지만 추가 부양시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개선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웰스 파고 프라이빗 뱅크의 에릭 데이비드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 연준이 QE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9월 FOMC에서 QE를 시행하거나 11월 대선 이후로 보류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한 가지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며,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는 “버냉키 의장이 QE를 추가로 시행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하지만 연준이 전례가 전혀 없는 비전통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는 사실을 버냉키 의장은 정확히 직시하고 있고, 이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팩트 앤 오피니언 이코노믹스의 밥 브루사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기대했던 것은 보다 수위 높은 발언이었다”며 “구체적인 QE 시행 일정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잭슨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행 시기를 둘러싼 이견과 별도로 시장 전문가들은 QE의 예상 결과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3차 QE가 경기 회복을 강화하는 데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간 실물 경기 동향을 통해 연준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의 부양 효과가 미미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버냉키 의장과 상이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투자가들 사이에 QE의 효과를 놓고 긍정적인 기대감보다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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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