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3월 결산 전후로 인원감축 단행 전망
[뉴스핌=문형민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영하 15도 이상의 강추위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이 수익 악화로 인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2012회계년도가 끝나는 내년 3월을 전후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 거래대금의 감소로 증권사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수입이 크게 줄었다. 적자를 내는 지점이 절반 이상에 달하고, 본사의 법인영업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형편이다. 법인영업의 부진은 법인영업을 지원하는 리서치센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로인해 증권사들은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점의 리테일 영업직과 법인영업,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등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또한 유상증자, IPO 등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IB) 부문 인력의 축소도 예정돼있다는 전언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상장한 17개 증권사의 올 상반기(4~9월) 누적 순이익은 3401억원으로 전년동기 5778억원에 비해 41%나 감소했다. 특히 순이익의 상당부분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힘입은 채권운용이익이 차지했다. 결국 채권운용이익을 제외한 다른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 감소폭은 이보다 훨씬 컸다는 것.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3월까지 추가적인 금리인하나 주식거래대금이 급증으로 증권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적다"며 "증권사 경영진들은 수익성 악화가 구조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인원 구조조정과 비용 감축 등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들은 이미 올초부터 지점 및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지점은 올해 9월말 현재 1695개로 지난해말 1790개에 비해 95개(5.3%) 줄었다.
또 증권사 임직원은 지난해말 4만4404명에서 9월말 기준 4만3085명으로 1319명(3.0%) 감소했다. 교보증권, 동양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4곳의 감소인원이 전체의 73.7%를 이뤘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운용업계도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조짐이다. 펀드수익률 악화로 인해 펀드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철수를 결정한데 이어 다른 외국계 운용사들도 뒤따를 것이라는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자산운용사 82개사의 올 상반기(4~9월)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202억원(8.0%) 감소했다. 순이익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옥매각에 따른 유형자산처분이익(577억원)을 제외할 경우 306억원(17.2%) 급감했다. 10개 중 4개 자산운용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자문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투자자문사 149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7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70%인 104개사가 적자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 운용사 중 하나는 40명이 운용하던 펀드를 20명이 운용하도록 인원을 조정했고, 다른 대형사도 비슷한 구조조정을 준비중"이라며 "투자자문사 역시 상당수가 매물로 나왔거나 폐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립한 지 7년된 중견 투자자문사는 최근 내년 3월 폐업하기로 결정하고, 투자자들과 증권사에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