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펀드자금, 지수 추종형으로 몰려
- 교보악사 KB운용, 연초이후 자금유입 두드러져
- 미래에셋, 해외채권 외 국내외 주식채권펀드 환매 최악
[뉴스핌=홍승훈 기자]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속속 돈이 빠져나가면서 주로 액티브형 펀드운용에 무게를 둔 대형 운용사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국내 채권형과 해외 주식형펀드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며 변동성이 적어지자 대부분 펀드자금이 지수 추종형 상품으로 몰리고 있는 것.
최근 인덱스와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전략을 펴는 중소형 운용사들로 돈이 몰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이후 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이 4조 7995억원이 감소했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운용의 자금이탈이 가장 심했다. 올해 미래에셋에서 빠져나간 펀드자금만 2조 7227억원. 이어 삼성(5242억원), 신영(4190억원), 한국(3895억원), KTB자산운용(2202억원) 순이다.<표참조>
이들은 주로 액티브형 펀드전략을 펴는 회사들로 올해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변동성이 적어지며 인덱스펀드 등에 비해 펀드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운용사 한 관계자는 "액티브형은 주로 개인 고객에 좌우되는데 올해 저성장, 저금리 기조 속에서 경제가 어려워지다보니 이탈이 많았다"며 "올해는 액티브형 펀드가 지수 상승률을 쫒아가기도 힘들었다"고 전해왔다.
반면 이같은 자금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선전한 운용사도 있다. 가장 두드러진 자금유입 현상이 보이는 곳은 KB자산운용. 액티브형 펀드가 탁월한 성과를 보이며 올해 주식형펀드로 무려 3751억원 가량이 유입됐다. 이 외에 NH-CA(1773억원), 교보악사자산운용(1664억원) 등이 상위에 랭크돼 있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 채권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올해 국내 채권형펀드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곳은 교보악사자산운용. 연초이후 5161억원이 늘어 설정액이 2조원을 웃돈다. 기존 강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1조 9650억원)도 넘어섰다.
다만 국내 채권형펀드의 경우 국내사보단 외국계운용사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교보악사에 이어 프랭클린템플턴과 신한BNP자산운용 등으로도 자금유입이 큰 편이다.
해외 주식형펀드 역시 교보악사가 1위로 올라섰다.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인 운용사 22개사 가운데 19개사의 연초이후 설정액이 줄어든 상황에서 교보악사와, 산은,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으로만 자금유입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운용사 한 관계자는 "올해 브릭스와 중국증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이쪽의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이탈이 컸다"며 "다만 일부 운용사의 경우 보험 등의 계열사 자금 유입으로 덕을 봤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한편 해외 채권형펀드에 있어선 나머지 3개 부문(국내 주식형, 국내 채권형, 해외 주식형)에서 꼴찌를 기록했던 미래에셋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연초 이후 설정액이 1조 2000억원 가량 늘어나며 설정액은 2조 2800억원에 달했다. 2위인 얼라이언스자산운용(4569억원)과도 현격한 차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올해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고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액티브보단 인덱스나 ETF의 수익률이 좋을 수밖에 없던 시장이었다"며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이 손쉽게 투자하는 인덱스나 ETF 등의 상품라인업을 잘 갖춘 일부 운용사로 돈이 몰렸고 액티브 중심의 펀드운용사로는 환매가 끊이질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