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상품 잇따라…환율 따라 수요 급증
[뉴스핌=한기진 기자] “원래는 95엔/달러를 내심 생각했는데 요즘은 100엔/달러로 낮췄다.” (지난 8일 현재 외환시장 환율 93엔/달러)
“100엔/달러면 위기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엔저(低)는 아니다.”
“엔저라면 120엔/달러는 가야지….”
“엔화(대출)를 계속 갖고 있으려고요.”
최근 엔화대출자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들이다. 엔화 값이 뚝뚝 떨어지자 최근 분위기가 대세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많았던 엔저가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은 힘을 잃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애널리스트는 “G20 재무장관회의(14~15일 개최)에서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환율전쟁이 주의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본에 대한 압박수위가 높지 않다면 엔저 현상은 일본 정부의 의도대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의 이런 변화를 감지한 은행권은 발 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내놓은 ‘환율CARE 외환적립예금’을 당초 지난해 말까지 팔기로 했다가 올해 7월까지 연장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화 값은 오르는 반면 엔화는 계속 떨어지자 이 예금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고 엔화 값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을 걱정하는 해외 유학생이나 기러기 아빠를 위해 고안된 상품으로, 자동이체 지정일에 환율이 3개월 직전 평균보다 낮으면 외화 매입을 늘려 이체하고 높으면 줄여 이체함으로써 외화 값을 평균치로 조정할 수 있다.
실제로 작년 7월 가입계좌는 289개에 170만 달러(미화)에 그쳤지만 환율 하락 흐름에 맞춰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월 6일 현재 929계좌에 911만 달러로 급증해 곧 1000만 달러 돌파가 확실시 된다.
하나은행도 엔화 환율 변동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15일부터 판매키로 했다.
최고 연 7% 이자를 내세워 엔/원 환율이 새로 상품에 가입했을 때보 7% 이상 상승할 때 수익을 내는 엔화 연동 상승형 1호와 7% 이상 하락할 때 이자를 주는 하락형 1호 등 두 가지다.
외환은행은 해외여행 계획이 있지만 환율 변동이 걱정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인 ‘세상구경 외화여행적금’을 판매 중이다. 여행 경비를 환율이 유리할 때 미리미리 환전해 적금하는 것으로 “환율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