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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효과'에 하반기 경기, 발목 조짐

기사입력 : 2013년07월31일 16:44

최종수정 : 2013년07월31일 17:21

추경-금리인하 패키지에도 심리지수 하향세

[뉴스핌=김선엽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올해 우리경제의 반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이 추경과 금리인하의 정책 패키지로 밀어 붙였지만 경기에 대한 심리를 개선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추경과 금리인하가 결정된 지난 5월 이후로 오히려 경제주체들의 경기판단은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결국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 효과로 잠시 반등했던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 한은 총재 "이력효과 탓에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경기 회복에 의구심을 품는 쪽에서는 이 원인 중 하나로 '이력효과(hysteresis)'를 꼽는다.

이력효과란 한 번 경제에 충격이 왔을 때 이 효과가 사라지지 않고 경제시스템 내부에 각인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낮은 경제성장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제주체가 성장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려 실제성장률도 하락한다는 이론이다.

노동시장을 예로 들면, 우수한 인력이 오랜 기간 실업상태에 있으면서 자기계발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다. 학계에서는 그 존재여부와 크기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1980년대 유럽의 장기 성장률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이력효과를 들기도 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4월 "이력효과 탓에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 경제지표들, 2분기 관통하며 횡보 또는 하락

최근 쏟아지는 경제주체들의 경기인식을 보면 실제로 이력효과에 대한 우려가 자연스레 제기된다.

한은이 지난 26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주체들의 현재경기판단CSI(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는 6월 이후 횡보하는 있고 향후경기전망CSI(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는 5월 이후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기업들의 경기 인식은 더욱 안 좋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제조업의 7월 업황BSI는 72로 전월대비 7p 하락했고 8월 업황 전망BSI도 73으로 전월대비 5p 떨어졌다.

이에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2로 전월대비 1p 내려앉으며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경제심리지수 변동추이                         <자료:한국은행>

이력효과와 관련해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이력현상을 많이 얘기하지만 우리의 경우 고용상황은 좋은 편"이라며 "글로벌 수요가 옛날 수준으로 돌아갔는데도 우리 경기가 반등을 못하면 이력효과로 볼 수 있지만 아직은 확인이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경제가 얼마나 빨리 리턴하는냐가 이력효과 발생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1990년 이후 낮아지는 재정승수, 정부 공세 한계

이력효과 외에 재정지출 승수의 하락도 하반기 경기를 낙관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정부 정책의 효과가 과거보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줄고 있고 유효기간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자료:한국은행>
한은 조사국 모형개발팀 최진호 과장과 모형분석팀 손민규 과장이 지난 4월 내놓은 '재정지출의 성장에 대한 영향력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정부 재정지출 승수(정부의 확장적 재정지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는 20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저자들은 "2000년 전·후 기간 중의 지출승수 평균값을 비교해 보면 2000년 이전에는 재정지출 1원 추가 확대시 GDP가 같은 분기 중 0.76원 늘어난 반면 2000년 이후에는 0.27원에 그쳤다"며 "재정지출의 성장효과가 상당폭 약화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현오석 부총리 "추경, 마중물 될 것" 기대했지만

뉴스핌이 지난주 100대 대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설문조사에서도, 101명 중 70명이 올 하반기 투자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은은 올해 하반기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11.7%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서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30일 공개된 '7월 금통위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투자의 경우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하반기 전망치 11.7%는 다소 과도한 수준"이라며 "이번 수정 전망치가 다소 낙관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추경안이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연 우리 경제가 당국의 정책패키지를 발판으로 하반기에 올라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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