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제 성장 능력에 대한 신뢰 추락
[뉴스핌=권지언 기자] 인도 금융시장이 16일 급락세를 연출했다. 인도 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글로벌 통화완화 종료가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 패닉으로 이어진 것.
이날 루피화는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루피/달러 환율은 62.03루피를 기록하며 사상처음으로 62루피를 넘겼다.
뭄바이증시 센섹스(Sensex) 역시 3.97% 하락한 1만8589.18로 마감되며 2년여래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인도 증시로 유입한 자금은 153억5000만 달러인데, 지난 6월 이후 이들이 인도 증시에서 유출한 금액은 26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근 6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는 소식에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시급히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불거진 것이 인도 금융시장에서도 즉각적인 매도세를 촉발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도의 자체적인 경기 둔화와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 또 인도 당국이 경기 부양에 성공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 등이 투자심리를 저해했다는 분석이다.
웰스파고 어드벤티지펀드 포트폴리오매니저 데릭 어윈은 “인도는 현재 투자할만한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인도 정부와 중앙은행 조치들이 인도 경제 회복세를 더욱 옥죌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경제가 외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에 투자 분위기 반전에 특히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면서,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아시아 국가들은 외화자금이 한꺼번에 빠져 나가면서 시장 패닉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5월 미 연준이 국채매입 축소 신호를 보내면서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은 가속화되는 모습으로, 인도에서는 이 때문에 당국의 투자규제 전면개혁 및 해외 자금 유입노력 등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
웰스파고의 어윈은 “인도 정부가 외화자금 유출입을 제한하는 조치에 신경쓰기 보다는 인도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투자자들이 내년 5월 안으로 진행될 총선 때문에 추가적인 개혁 이행이 힘들어질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