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연속 9조 순매수…2010년후 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과 신흥국 내 차별화된 펀더멘털, 밸류에이션 매력이 외국인 매수세를 추가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의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감안했을 때 추가로 유입될 자금 규모와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2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매수 규모는 9조300억원을 웃돌았다. 지난 2010년 4월 이후 3년 5개월만에 최장 기록이다.
지난 12일에는 하루동안 1조4000억 이상 매수우위를 기록하는 등 3개월 동안 약 10조원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상반기에는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으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0조원을 돌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한국 경제의 신흥국 내 차별화가 부각되자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시장에서는 4분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당초 이달 확실시 됐던 연준의 테이퍼링 시점이 연기, 외국인 매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강도가 약화될 수 있어도 선진국 경제, 신흥국 내 차별화 매력 등으로 스탠스 자체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선진국 경기가 개선되는게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기 개선 모멘텀 개선이 한국 경제에 수혜가 될 수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는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신흥시장 내 안전지대로서 차별화가 부각되서 대외적으로 비바림이 몰아쳐도 한국은 흔들림이 덜 할 것"이라며 "펀드 환매가 부담스럽지만 밸류에이션상 한국 증시가 싼 것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재현 한화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단기적으로 매수 강도가 약화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순유입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 내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까지에 비해 상당히 낮아져있다"며 "비중이 낮아지는 과정에서 디커플링이 심했기 때문에 단순히 비중 하락이 과도했다고 볼 수는 없어줄어든 한국 비중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이퍼링의 변수보다는 최근 국내 경기 개선 기대감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선을 넘게 상승 반전한 경우가 과거 3개 국면이 있었는데 전부 외국인 순매수가 우호적으로 진행됐었다"며 "경기 모멘텀이 좋은 점도 외국인이 한국을 선택할 수 이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내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단기간에 10조원이 들어온 것이 적지 않은 규모인데다 과거 데이타를 감안하면 매수 강도가 약해질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3조원 순매수 이후 길게 놓고 보면 8주 동안 약 4조원을 평균적으로 매수했다"며 "향후 외국인 매수세는 10월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테이퍼링이 빠르면 10월말 혹은 내년 초쯤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입되고 있는 자금이 단기성 자금이 아닌 것으로 보여 급격하게 자금이 유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