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환율 물가 등 투자기회...비과세 매력 부각
[뉴스핌=이에라 기자] #. 두 자녀를 둔 50대 증권사 임원 A씨는 고민 끝에 최근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에 5억원을 투자했다. 헤알화 가치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맘에 걸리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비과세에다 연 10%대에 달하는 고금리 메리트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웬만한 연금 상품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또 브라질은 자원부국이어서 장기적으로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헤알화 가치 급락과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로 주춤했던 브라질 국채 판매량이 소폭 늘어나고 있다.
약세를 이어갔던 헤알화 환율이 다소 안정되고 소비자물가도 3개월 연속 하향 안정돼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도 마무리 국면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국간 조세협정에 의해 비과세가 적용되고, 토빈세마저 없어져 고액 자산가들이 다시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브라질 국채를 전월대비(223억원) 30% 이상 늘어난 295억원 어치 판매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전월(76억원)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172억원을 팔았고, KDB대우증권의 판매량도 두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7~9월 석달간 500억원 어치의 브라질 국채를 판매해 누적판매금액이 2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최인석 신한금융투자 FICC 부서장은 "8월말부터 9월 추석 전까지 3차양적완화(QE3) 축소 우려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심했다"며 "그러나 9월 중순 들어 환율이 안정되고 변동성이 적어지자 헤알화 저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나오며 판매액이 조금 늘었다"고 설명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달러헤알화 만큼은 아니지만 원헤알 환율이 안정되면서 과도하게 내려왔던 것이 적정수준으로 되돌아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는 한국과 브라질간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되는데다 올해 6월 토빈세(6%) 마저 폐지되며 세금에서 자유롭다는 메리트가 있다. 또한 브라질 국채 표면금리도 10%대로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자랑한다. 그러나 헤알화 약세가 계속되며 환손실이 나자 브라질 국채에 대한 반응도 예전과 사뭇 달랐다.
일부 증권사들이 브라질 국채를 많이 팔던 2011년말 2012년 중반까지 원헤알 환율은 500원대 후반에서 600원대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8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헤알화 가치가 4년내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9월 말 브라질 중앙은행은 헤알화 가치가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올해만 5차례 연속 인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에게 금리인하는 채권가격을 상승시키는 호재지만 헤알화 가치 하락은 악재다.
전문가들은 헤알화 저점 가능성과 금리인상의 마무리 국면을 감안해 브라질 국채 투자의 매수 시점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브라질국채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장기적인 관점 에서 이자수익으로 환율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을 생각하고 투자를 고려하는 것도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라질 국채를 사는 투자자들은 결국 환 리스크를 감수 하고 베팅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헤알화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현재 투자 시점을 매수 타이밍으로 생각해도 괜찮을 듯 싶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