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KB금융, 임직원들 시너지 확신 분위기에도 사외이사들 불안
②NH농협, 회장 혼자 뛴다는 의문 부호에 지점 적자 해결 걱정
③대신증권, WM∙IB 1위 기대하지만 3000명 직원 떠안기 부담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이 오는 21일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몇몇 후보들이 인수 의지를 드러내며 외형상 흥행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우리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 |
인수 후보자중 KB금융이 가장 강력한 인수의지를 갖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오랫동안 대형증권사 인수를 추진했고 자금력 또한 풍부해서다.
국민은행 한 부행장은 “가계금융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라도 증권사 인수를 통한 서너지 효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은 오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사인만 남겨뒀던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의 뜻을 꺾은 사외이사들이 변수다. 이들이 증권업의 미래가 밝지 못하고 인수대금 규모를 이유로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다.
NH농협금융 역시 내부적으로는 인수 후 긍정적 효과 보다 부정적인 면을 우려하며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돈은 돈대로 썼다가 수익이 나지 않으면 농림수산부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농협금융 고위관계자는 “신용카드업이 수익이 난다고 했을 때 분사를 줄곧 추진했다가 현재 접은 이유는 업종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고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우투 인수도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금융 한 임원은 “우투증권은 지점이 많은데 이중 상당수가 적자 점포로 인수해도 끌고 가기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도 국정감사에서 “엄밀한 분석을 거쳐 우리 농촌과 농민,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최종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이 후보자 중 깜짝 선수로 주목 받고 있다. 자금력은 KB나 NH금융에 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세지만, 같은 증권사로서 인수 의지는 가장 강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대신증권 고위관계자는 “시너지가 있는지가 최우선 검토 대상"이라며 "우투증권이 WM(자산관리영업)이나 IB(투자금융)를 잘 하고 있어 대신증권과 합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인원이 3000명이나 되고 지점이 많은 건 부담”이라고 말했다.
윤영각 전 삼정KPMG회장의 파인스트리트는 미국 PEF인 JC플라워즈와 중국투자공사(CIC) 등을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여 인수 자격을 갖춰가는 중이다.
함께 인수해야 할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 시 유상증자 등 추가 자본확충을 단행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우리아비바생명 한 임원은 “지난해 모든 상품에 대해 가격 산정을 다시 하는 등 수익성이 좋아져 전망이 밝다”고 했다.
우투증권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 받으면 이중 인수후보자(숏 리스트)가 선정되고 이들은 예비실사를 하고 최종입찰제안서를 낼지 결정한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가격 협상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말까지 최종 인수자가 결정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