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대형급 하이브리드+신형 제네시스 ‘승부수’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기아차가 내년 먹거리로 고효율차와 고급차를 내걸었다. 고효율차를 통해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 대응하고, 신형 제네시스로 BMWㆍ메르세데스-벤츠 등과 겨뤄보겠다는 것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이달 26일 신형 제네시스 출시를 앞둔 가운데 내달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는 K7 하이브리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와 고급차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랜저 및 K7 하이브리드는 토요타와 렉서스 등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고효율 경쟁에 놓이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그동안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장에 진입하려고 했으나 연비 등 효율성이 낮아 판매가 저조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1만6710대 국내 판매됐다. 월 평균 1390대다. 올들어서는 1190대로 감소세다.
K5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K5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1만901대 판매됐지만 올들어 10월까지 6827대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간판 차종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만큼은 힘을 못 쓰는 것이다.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에는 2.4ℓ급 가솔린 엔진에 35KW급 전기모터를 탑재, 효율을 높였다. 회사 측은 이들 차종의 복합 공인 연비가 17km/ℓ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준대형차 최고 연비 수준인 BMW 520d 16.9km/ℓ과 비교할 만하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 차종을 준대형차로 높이는 이유는 BMW 520d와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등 독일 프리미엄 디젤차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SUV 시장은 늘어난 반면 승용 시장이 줄었다. 아반떼를 비롯해 쏘나타, i30 등 전차종이 감소세에 시달렸으나 그랜저만 판매량이 올랐다. 그랜저는 올해 10월까지 7만4919대 판매, 지난해와 견줘 3% 증가한 것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준대형차 시장은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와 함께 신형 제네시스 역시 BMW 5 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등 독일차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가 고효율을 앞세우고, 신형 제네시스가 정면 승부를 벌이려는 구도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는 내달 11~12일 전남 영암 서킷에서 신형 제네시스 시승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F1 서킷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를 통해 신형 제네시스의 주행 성능을 독일차와 비교·평가받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고효율차와 고급차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준대형차에 집중할 것”이라며 “내년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감소한 승용 판매량을 본격 회복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도 늘어난 준대형차 소비층을 현대·기아차가 고효율과 고급차 전략을 구사해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신형 제네시스<현대차 제공>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